美 증시 V자 반등?…인플레 공포 '걱정의 벽'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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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8-02-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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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초 급락은 기술적 매도 영향"…부정적 변수 상존상황서 연준에 주목

[사진=연합/AP]


미국 금융시장은 지난주 다소 안정세를 보였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최근 몇 년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월 초의 하락을 어느 정도 만회했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이 경제성장과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이전보다는 시장이 예전의 충격에 더 크게 반응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 "2월 초 급락은 기술적 매도 영향 커"··· "경제성장과 실적 어디로 사라지진 않을 것"

S&P 500 지수는 지난 일주일 동안 4.3% 올랐다. 이는 1월 최고점에 비해 5% 정도 떨어진 것에 불과하다. 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급락세를 어느 정도는 만회했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증시가 이날 다소 주춤해진 것은 미국 대선에서의 러시아 개입을 조사하는 특검이 러시아인 13명을 기소하면서다. 워싱턴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제와 기업의 기초 체력이 튼튼한 만큼 증시도 곧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린 브라운(Erin Browne) UBS 자산운용 자산배분 대표는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지난 조정장은 경기 펀더멘털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기술적인 매도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몇 주간 일어난 일은 (매도) 포지션이 한 방향으로 집중된 경우의 위험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세계적인 경제 성장과 실적이 갑자기 어디로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미국 기업들의 실적은 매우 좋은 성적을 냈다. 팩트셋의 실적 애널리스트인 존 버터스는 S&P 500 지수에 속한 기업 중 실적을 발표한 400개 기업의 75%는 예상을 웃도는 이익을 기록했으며, 78%는 판매 실적에 있어서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마켓워치는 "주식시장이 실적과 경제에 대한 완전한 자신감을 회복하기까지는 몇 주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남을 것··· "시장 연준 행보에 주목할 것"  

프루덴셜 파이낸셜의 수석 마켓 전략가인 퀀시 크로스비는 최근 증시에서는 하락 속도와 맞먹는 V자형 반등이 강해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로스비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하락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주의깊게 볼 것이며, 지금으로서는 인플레이션이라는 새로운 걱정의 벽(the wall of worry)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걱정의 벽'이란 주식시장이 잠재적인 부정적 변수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때 사용하는 용어다. 

실제로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우려는 최근 주식 급락의 단초가 됐다. 크로스비는 “우리는 더 이상 나쁜 소식도 좋게 받아들여지는 골디락스 환경에 놓여 있지 않다"면서 "이제는 좋은 뉴스도 나쁜 뉴스로 비춰질 수 있다. 시장은 이제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물가는 좀처럼 오르지 않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는 꿈틀거리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연준이 요구하는 2%보다는 여전히 낮지만, 빠른 시일 내에 목표치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대출의 비용을 높이며, 기업과 가계의 부채 부담을 크게 한다. 더불어 정크 본드나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도 타격을 줄 것이다. 그러나 주식들이 높은 변동성 속에서 수익을 낸다고 할지라도 높은 인플레이션은 주식과 채권들이 실제로 거둬들일 수 있는 수익을 모두 줄이는 효과를 낸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바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다. 채권의 가격이 낮아지면서 금리가 올라가고, 물가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연준이 과연 어떤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인지가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채권 금리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보유 채권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고, 정부 역시 대규모 예산 집행을 위해 채권을 팔아야 하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를 견뎌낼 수 있을 정도의 경제성장이 필수적이다. 크로스비는 "경제가 견고한 성장을 계속하고 소비자들이 기업이 전가시키는 물가 상승의 부담을 이겨낼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시장 역시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들은 향후 시장은 연준의 지난 1월 의사록과 연준 관리들의 발언에 특히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새로 발표되는 경제 관련 지수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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