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우리는 하나다” 외치자 ‘골’…북한 응원단 첫 나들이에 첫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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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서민교 기자
입력 2018-02-16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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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을 넣는 순간 열렬한 환호를 보내고 있는 북한 응원단. 사진=서민교 기자]

“우리는! 짝짝짝! 하나다! 짝짝짝!”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한국과 체코의 조별리그 첫 경기가 열린 강릉 하키 센터. 북한 응원단이 깜짝 등장했다. 이번 대회에서 북한 선수가 없는 한국 경기에 북한 응원단이 응원을 나온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북한 응원단은 남북 단일팀 경기나 남북 선수가 함께 출전한 경기에만 관중석을 채웠기 때문에 이례적인 일이었다.

200명이 넘는 북한 응원단은 경기 시작 약 40분 전에 경기장에 들어와 체코의 골대 뒤에 자리 잡았다. 한국 선수들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열띤 응원을 시작했다. “힘내라”, “이겨라” 등을 외치며 응원전을 펼치다가도 어느새 박진감 넘치는 경기에 몰입해 “와!”, “아!” 등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북한 응원단이 평창동계올림픽 처음으로 북한 선수가 없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경기를 찾아 응원전을 펼치고 있는 모습. 사진=서민교 기자]

이날은 특별했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의 역사적인 올림픽 데뷔전이었다. 상대는 세계랭킹 6위의 강팀 체코였다. 하지만 첫 골은 한국에서 나왔다. 1피리어드 7분34초에 조민호가 터뜨린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이었다.

한국의 첫 골 순간도 극적이었다. 북한 응원단이 경기 시작 이후 처음으로 한 목소리를 내며 “우리는 하나다”를 외친 직후 조민호의 환상적인 골이 터졌다. 북한 응원단 바로 앞에서 나온 골에 감격한 북한 응원단은 일제히 일어나 한반도기를 흔들며 열렬히 환호했다.

한국과 체코가 예상 외의 접전을 벌이자 북한 응원단의 응원전도 뜨거워졌다. 관중석을 가득 채운 한국 팬들도 북한 응원단의 “이겨라! 힘내라!”의 구호를 받아 함께 외쳤고, 파도타기 응원의 물결에도 동참했다.

하지만 한국은 메달 후보인 체코를 상대로 선취골을 넣는 등 잘 싸우고도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마지막까지 온몸을 던져 최선을 다한 한국 선수들은 경기를 마친 뒤 중앙선에 일렬로 줄지어 서 북한 응원단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열띤 응원을 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북한 응원단도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호로 답했다.

민족 대명절 설날을 불과 30여분 앞두고, 강릉 하키 센터는 모두가 하나가 된 남남북녀의 ‘화합의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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