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림종석 동무'는 없다…그런데 '이낙연' 아니고 '리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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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8-02-1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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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종석, '수풀 림' 아니고 '맡길 임' 써서 두음법칙과 무관…北 노동신문도 "임종석 실장"

  • 반면 '리락연' 표기는 어문 규정 탓…"北, 시진핑도 습근평이라 불러"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면담을 위해 12일 국회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따금 온라인상에서 '림종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곤 한다. 주로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대북 정책에 반감을 가진 보수 성향의 목소리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 경력을 트집 잡아 임 실장의 이름을 북한식으로 부르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정말 임 실장을 '림종석'이라고 부를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2일 "우리 고위급 대표단은 공연에 앞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차린 환송만찬에도 초대됐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전날에도 문 대통령과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만남을 전하며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참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임종석 실장은 북한에서도 '임종석 실장'인 셈이다.
 

12일자 북한 노동신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임종석'이라고 표기한 반면 이낙연 국무총리는 '리락연'으로 표기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히려 눈에 띄는 점은 오히려 이낙연 국무총리를 언급한 대목이다. 12일자 노동신문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고위급 대표단은 리락연 남조선 국무총리가 마련한 오찬에 초대됐다"고 썼다.

남한은 한자어만 ㄴ이나 ㄹ을 단어의 첫소리로 인정하지 않는다. 두음법칙이라고 부르는 규정 때문이다. 반대로 북한은 기본적으로 두음법칙을 인정하지 않는다. 잘 알려져 있듯 북한에서 여성을 '녀성'으로, 노동을 '로동'으로 표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낙연 총리 또한 북한의 어문 규정에 따라 '리락연'으로 표기된 것이다.

그렇다면 임종석 실장에게는 왜 이러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을까. 의외로 대답은 간단하다. 임 실장이 '수풀 림(林)'이 아닌 '맡길 임(任)'을 성으로 쓰는 까닭이다. 두음법칙을 적용하고 말고의 여지가 아예 없는 것이다. 임 실장과 달리 '수풀 림'을 성으로 쓰는 임수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우 로동신문에서 '림수경'으로 표기된다.

이쯤되면 새로운 궁금증이 생긴다. 북한이 자신들의 규정에 따라 이낙연이 아닌 '리락연', 임수경이 아닌 '림수경'으로 쓰는 것에 반해, 남한은 리설주·최룡해 등 공식 석상에서도 북한의 표기를 그대로 존중한다. 여기에 무슨 이유가 있을까.

통일부가 북한 표기를 그대로 따르게 된 것은 2012년부터다. 통일부가 발간한 '2011년 북한의 주요 인물'은 "표기는 우리 국문법을 따랐으며, 인명의 경우에 한해 북한식 표기를 괄호 안에 병기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다음해 발간된 '북한 주요인사 인물정보'에서 통일부는 "이 책의 인명은 북한에서 공개한 원문 자료에 따라 표기했다"고 설명한다.

당시 통일부에 이러한 방침을 건의한 것은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정 실장은 13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북한 인물을 우리 식으로 표기하게 되면 정보 분석 차원에서 많은 혼란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령 최룡해 당 부위원장의 표기를 '최용해'로 수정할 경우, 원래 '최용해'였던 인물과 '최룡해'에서 '최용해'로 수정된 인물을 분간하지 못할 가능성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정 실장은 "야구선수 류현진이나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처럼 우리나라 이름에도 두음법칙을 강제로 적용하지 않는데 북한 사람에 대해서만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의 원칙에도 안 맞는다"면서 "고유명사는 발음 그대로 표기하는 게 일반적인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리락연' 등 북한이 남한의 고유명사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정 실장은 "북한은 아직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습근평'이라고 표기한다. 문화적으로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좋은 표기 방식이 아닌데, 북한이 그렇게 한다고 우리도 그렇게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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