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기업가 '반도체 삼성' 초석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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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
입력 2018-02-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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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창업주 故 호암 이병철 탄생 108주년

  • 1969년 설립한 삼성전자, 작년 인텔 꺾고 반도체 1위로

  • "도전하고 또 도전하라"…위기극복 DNA로 혁신 만들때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사진=삼성그룹 제공]


12일 고(故) 호암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창업주)의 탄생 108주년을 맞아 그가 가졌던 기업가 정신이 재조명받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미국의 금리 인상, 원화 강세 등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그가 창업한 삼성도 큰 도전과 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53일 만에 석방되면서 장기간의 경영 공백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여전히 집행유예 상태인데다 최근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등으로 압수수색까지 받으며 사내 분위기는 뒤숭숭한 상황이다.

이날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삼성, CJ 등 범삼성가(家)는 특별한 공식행사 없이 조용히 고인을 기렸다.

삼성 관계자는 “탄생일보다 보통 기일에 호암미술관 등 선영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공식 행사를 주로 진행해왔다"며 "오늘은 별도의 행사 없이 차분하게 보냈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 2010년 ‘호암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국제학술포럼과 음악회를 여는 등 대대적인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 호암 탄생 108주년 맞아 '기업가 정신' 재조명

1910년 2월 12일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호암은 1987년 11월19일 향년 78세로 세상을 떠났다. 호암은 미래를 내다보는 선견지명과 도전정신으로 삼성의 토대를 닦았다.

호암은 1938년 대구에서 삼성그룹의 전신인 삼성상회를 세웠다. 이때부터 삼성의 일류기업을 향한 도전과 성취의 역사는 시작됐다. 생필품인 설탕을 시작으로 직물, 합섬, 비료공장을 차례로 건설했다.

1969년에는 그룹의 주력으로 성장한 삼성전자를 설립하며 글로벌 기업의 토대를 마련했다. 당시 일본에서 기술을 들여와 전자제품을 만들었던 삼성전자는 2005년 처음으로 일본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기업인 소니의 브랜드 가치를 앞질렀다.

지난해 24년 만에 반도체 최강자인 인텔을 꺾고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초석을 닦은 주인공도 호암이다. 그는 일생일대 모험으로 일컬어지는 반도체 사업을 73세 때 시작했다.

호암의 결단은 한국 경제의 진로를 바꾸게 만든 최대의 선택으로 꼽힌다. 최근 5년간 대한민국 반도체는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으로 한국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는 단일 품목 최초로 수출 100조원을 돌파하며 ‘반도체 코리아’의 위용을 뽐냈다.

호암은 사업이 ‘사회를 이롭게 하는 것’으로 봤다. 그는 “사람에게는 저마다 능력과 장점이 있다. 그것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국가와 사회에 대한 봉사이자 책임이 아닐 수 없다. 나의 국가적 봉사와 책임은 사업의 길에 투신하는 것이다”고 말하곤 했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가 정신이란 상업세계의 불확실성을 떠맡아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보고 인식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기회를 보는 것은 탁월한 상상력과 비전 그리고 창의성에 기인하는데, 호암은 이런 능력을 갖춘 기업가였다”고 평가했다.

◆ "삼성, 위기극복 DNA로 혁신 나서야"

재계에서는 올해가 삼성 등 국내 모든 기업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안으로는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밖으로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원화 강세, 국제유가 상승 등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삼성 등 국내 기업들이 기업가정신을 강화해 새로운 혁신과 성공스토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는 생전 호암의 어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적극적으로 안 해서 생기는 일은 큰 실수이고, 적극적으로 해서 생기는 문제는 작은 실수"라면서 "도전하고, 또 도전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올해로 창립 80주년을 맞은 삼성은 그동안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혁신으로 더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건희 회장의 1994년 ‘애니콜 화형식’이 대표적이다. 야심 차게 출시한 무선전화 애니콜 초기 모델의 품질에 문제가 생기자 신제품으로 모두 교환하고 수거된 불량품 15만대를 모두 불태웠다. 이후 삼성전자는 품질개선 노력으로 국내시장 점유율 절반을 차지하는 1위 모델 '애니콜 신화’를 써내려갔다.

지난 2016년 발생했던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문제에 이재용 부회장이 신속하게 전량 리콜 조치를 단행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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