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명절선물은 농업인의 정성이 깃든 우리 농산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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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8-02-1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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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장 김상남

[사진 = 농촌진흥청 제공]

선물은 주고받는 사람 모두를 기분 좋게 한다. 주는 사람은 베풀어서 좋고 받는 사람은 상대방의 호의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작은 선물 하나는 사람 간의 관계를 부드럽게 하고, 생일이나 기념일 등 특별한 날에 건네는 선물이라면 기쁨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선물을 하는 것은 단순히 물건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겉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마음을 상대방에게 보여주는 교류활동인 것이다.

이맘때가 되면 명절선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다. 평소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하거나 소원했던 관계를 회복하려는 이들에게 명절은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평소에 선물하는 것을 쑥스럽게 여겼더라도, 명절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선물을 할 수도 있다.

이 무렵 시중에는 각 유통업체가 내놓은 명절선물세트가 홍수를 이룬다. 특히 지난달에 개정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 법’이 시행된 뒤 처음으로 맞이한 명절이라 선물세트 가격은 대부분 5만원을 넘지 않는다.

단, △화훼 △임산물 △농축수산물 원재료를 50% 넘게 사용한 가공품은 10만원까지 허용된 덕분에 작년 추석 때보다 비교적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상품이 많이 나왔다.

얼마전 한 온라인쇼핑몰이 최근 명절선물세트 판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만~3만원대 실속형 선물세트가 강세를 보인 것과 달리 올해는 한우를 비롯한 굴비와 버섯 등 5만~10만원대 선물세트 수요가 높았다.

부정청탁금지법의 개정으로 선물 상한액이 10만원까지 가능해진 덕이다. 특히 명절선물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한우 판매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모처럼 한우농가에서도 명절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가정간편식(HMR)으로 구성된 명절선물세트가 출시된 것도 눈길을 끈다. 1~2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전자레인지에 넣고 5~6분만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는 국과 찬 종류로 구성됐다.

특히 △갈비 △잡채 △전 등 대표적인 명절음식도 간편식으로 나와 달라진 명절 경향을 실감하게 한다.

명절선물의 경향이 바뀌고 있지만,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에는 우리 농축산물을 이용한 선물로 정을 나눠야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맛과 영양이 가득할 뿐만 아니라 따뜻한 집밥을 만드는 마성의 식재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농축산물을 이용한 선물은 어디서 어떻게 구입하면 좋을까. 요즘은 각 지자체마다 지역에서 난 특산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온라인 장터도 개설했다. 생산한 농업인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직거래 장터도 운영한다.

도심에 위치한 로컬푸드 매장은 거주지역과 가장 가까운 농촌에서 생산한 농축산물을 판매한다.

농협하나로마트에서도 다양한 판매행사를 통해 농산물 선물세트를 알뜰하게 구입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농업인이 직접 운영하는 온‧오프라인 판매장도 크게 늘어 생산자의 얼굴이 있는 농산물을 직거래로 살 수 있다.

농촌진흥청이 육성하는 △청년농업인 △6차산업 농가 △강소농 가운데 농산물 생산과 가공·판매에서 두각을 보이며 소비자가 믿고 사는 농산물로 사랑받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전북 임실에서 한과를 생산하는 청년은 본인의 이름보다 ‘착한 한과’라는 수식어로 유명하다.

한과에 들어가는 재료는 손수 농사 지은 것을 사용하거나 부족할 경우에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다. 또 한과의 단맛은 설탕이나 물엿으로 내지 않고, 손수 고아낸 조청을 사용한다.

이런 점이 널리 알려지면서 청년의 한과는 명절음식을 넘어 사계절 간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충북 영동에서 와인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6차산업 농가는 농촌진흥청이 육성한 국산 포도품종 ‘청수’를 이용해 화이트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 와인이 ‘2016 한국와인베스트셀렉션’에서 최고점을 받아 주목받기 시작했고, 와인 애호가 사이에서 호평을 받으며 국산 와인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장류를 만들고 있는 부부는 함께 강소농교육을 이수했다. 된장과 고추장에 남양주의 특산품인 배를 결합, 지역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간장을 우려내지 않은 메주를 활용해 만든 ‘쩜장’이 특별함은 물론 저염 제품이라는 특성 덕분에 입소문을 타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선물은 자체의 가치보다 준비한 사람의 마음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명절선물로 우리 농축산물을 전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우리 땅에서 난 농축산물은 자연과 사람이 만든 작품이나 다름없다. 햇빛·바람·비를 맞으며 자란 덕분에 자연의 기운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1년간 흘린 농업인의 구슬땀이 스며 있다.

무엇보다 품질 좋은 농산물을 만들기 위해 밤낮으로 돌본 정성스러운 마음이 녹아 있다. 이번 설은 농업인의 마음이 듬뿍 담긴 우리 농축산물에 마음을 담아 고마운 이들을 위한 명절선물을 해보길 바란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면 사랑도 행복도 커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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