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종원칼럼] 정치인과 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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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종원 초빙논설위원
입력 2018-02-1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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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종원]

유명 연예인들이 해외에서 식당을 직접 운영하거나 정글에서 험난한 체험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TV 프로그램들이 있다.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재미가 있다. 부유층 연예인들도 저렇게 진땀 흘리며 고생을 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모두 일종의 연기로 그들에게 다음 번 들어올 수입을 의식한 행동이라 볼 수 있다. 시청자들은 이러한 모습에 자기들도 모르게 빠져들게 되며 시청률이 상승한다. 출연하는 연예인들도 좋고, 만드는 제작진이나 방송국에도 좋고, 그것을 보는 시청자들도 즐겁다고 하겠다.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방법을 찾은 좋은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다.

해외에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콘셉트의 TV 프로그램을 한번 분석해보자. 일반인들이 식당을 운영한다면 비용과 수익이 우선적인 고려 사항이다.  하지만 TV 프로그램에서는 다르다. 수익이 나면 좋고 손실이 나면 오히려 더 재미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그리하여 많은 광고가 유치되도록 재미있게 구성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한국의 정치권을 한번 둘러보자. 항상 말많고 탈이 넘친다. 물론 다른 국가들도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겠으나 정도와 방향에 있어 우리와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우리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이런 TV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연예인들과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TV 프로그램에서 살인을 하거나 남에게 해코지를 하는 악역을 맡았던 배우는 다른 프로그램에서 선한 역활로 출연해 큰 인기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정치에서는 국민에게 악역을 한 사람은 자기 뿐 아니라 후손 대대로 욕을 먹게된다. 이완용 등 차마 입에 이름을 담기도 싫은 수많은 정치인들이 나라를 팔아먹고, 도륙하고, 그것도 모자라 온갖 수단을 통해 돈을 빼돌린 결과, 지금 그들은 어떻게 되었는가를 보라. 오늘날 같이 빅데이터가 세상을 감시하는 세상에서 완전 범죄는 있을 수 없다. 곳곳에 CCTV 같은 감시망과 첨단의 통신시설 및 녹음, 녹화 장치가 24시간 그대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국의 정치세계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 않는 정치를 용서할 수 없다. 정책이나 비전이 아닌 보스 (Boss) 중심의 정치 그리고 국민의 뜻과는 다른 방향의 정치가 지금도 펼쳐지고 있다. 자신들의 보스가 레이저를 쏘면 정치인들은 일단 피하거나 무조건 복종하곤 한다. 그들의 세상이 다 끝난 마당인데도 의리로 뭉쳐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안타깝다. 변하지 않는 정치인들의 행태를 꾹 참고 살 수 밖에 없는 우리 국민들이 참으로 안타깝다. 정치인들은 자기네들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면서 잘못되면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 전형적인 먹튀들이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 죄를 뉘우쳤다고, 혹은 고해성사 몇 번 했다고 용서는 안된다. 

십 수년 전에 필자가 국회의원들과 한국정치에 관한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들은 나의 질문에 대답은 못하면서 필자보고 한국 정치를 모르는 바보라고 했다. 과연 누가 바보인가 따져 보자.

필자의 첫번째 질문은 '당신은 국회의원으로서 부정한 자금을 받습니까' 이었다. 답은 모두가 맹세코 그럴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 '국회의원이 받을 리 없는 부정한 돈을 받았을 때 20년 동안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법을 만들어 주십시오' 라고 부탁했었다. 아무런 답이 없었다.

두번째 질문은 '국회의원 선거에 나갔을 때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여 선거 유세나 홍보를 하십니까' 이었다. 대답은 모두가 이렇게 투명한 오늘 같은 세상에 100% 그럴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국회의원이 부정한 방법으로 선거에 당선된 후 부정이 밝혀지면 20년 동안 피선거권을 박탈하고, 자신의 돈 만이 아니라 가족의 모든 돈으로 재선거 비용에 우선 충당하는 법을 만들어 주십시오' 라고 부탁했었다. 아무런 답이 없었다.

마지막 세번째  질문은 '당신은 국회의원으로서 부당하다고 생각하거나 당신의 소신과 맞지 않는 당명(Party order)에 의해서 투표를 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었다. 대답은 공천 때문에 힘들고 당의 존재 목표가 있어 소신투표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다시 물었다. '당신의 국회의원으로서 존재이유는 당을 위한 것입니까, 당신을 위한 것입니까, 아니면 당신을 지지한 국민을 위한 것입니까?' 이었다. 역시 대답은 없었다.

혹자는 왜 이렇게 간단한 것을 묻느냐고 질타하실지 모르겠다. 하지만 근본을 모르고 나라를 망치는 정치인들은 배척되어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다. 집안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쓰레기는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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