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회사법 개정 논란①] 금융지주사가 정답은 아니다-투자활성화는 다양성 존중이 핵심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반병희 기자
입력 2018-02-12 10:5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금융지주가 아닌 은행지주회사로 변질한 한국

[금융지주회사법 개정 논란①] 투자 활성화는 다양성 존중이 핵심, 금융 지주회사가 정답은 아니다

외환위기가 발생한지 20여년이 흘렀다. 한국의 경제 시스템을 개방성과 투명성을 중심으로 송두리째 바꾸는 과정에서 엄청난 고통이 뒤따랐다.
대기업 대출의 부실화로 직격탄을 맞았던 은행권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치며 정부는 대안으로 금융지주회사를 선택했다. 은행, 증권, 보험 등 3개 분야 금융회사가 고객 입장에서 보다 포괄적인 금융 서비스를 선보여야 한다는 고민이 작용했다. 또한, 금융회사의 대형화를 유도해 외부 충격에 대비함과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미래지향적 의도도 깔려 있다.
금융산업은 금융지주회사 중심으로 재편됐으나, 현실은 당초 의도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회사설립의 근거인 금융지주회사법 관련 개정 요구의 목소리가 학계와 금융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 참고 : 금융지주회사법 개요 및 역사
주식 또는 지분의 소유를 통해 하나 이상의 금융기관을 지배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로 여기에서 주된 사업이라 함은 금융지주회사가 보유하는 자회사 주식총액이 금융지주회사 자산의 50%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2009년 7월 현재 은행지주회사로 우리금융(2001년 3월 설립), 신한금융(2001년 9월 설립), 하나금융(2005년 12월 설립) 및 KB금융(2008년 8월 설립)이 있으며 비은행지주회사로 동원지주(2003년 5월 설립)에서 명칭을 변경한 한국투자금융(2005년 5월)이 있다. 특히 은행을 지배하는 금융지주회사를 은행지주회사라고 한다. 일반지주회사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누구든지 자유롭게 설립 및 전환이 가능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를 신고하여야 하나, 금융지주회사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른 인가 요건을 갖춘 자에 한하여 설립 및 전환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다만, 금융지주회사에 관하여 「금융지주회사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상법」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 적용된다. ( 네이버 지식백과, 시사경제용어사전에서 발췌)
)

■ 금융지주인가, 은행지주인가 = 금융지주회사의 2017년 3분기 실적 발표자료를 보면 금융지주회사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도 절대적이다. KB금융지주는 총 자산 433조원에서 은행 자산은 75%(327조원), 총 영업이익 7445억원에서 이자부문 이익은 76%(5687억원)를 차지한다. 신한금융지주는 은행자산 비중이 70%이지만, 이자부문 이익 비중은 84%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이다. KEB하나금융지주는 은행자산이 81%, 이자 부문 이익이 69%를 차지한다.
이는 해외 금융지주회사와 너무도 다른 현실이다. 자본시장 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씨티는 이자부문 이익이 62.2%, JP모건 46.3%, HSBC 56.7%. BoA(뱅크 오브 아메리카) 47.4% 등으로 50% 안팎이다. 한국의 금융지주회사가 은행지주회사로 불리는 이유다. 금융지주회사는 그동안 증권, 보험 등 비(非)은행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아직도 요원한 상태이며, 은행 및 비은행 사업이 균형을 이루는 시기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 역시 낮다.

■ 금융지주, 여전히 대출 중심 자산증가에 중심 = 금융지주는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편익을 도모하고, 대형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목적이 있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은행 중심의 대출 자산 늘리기에 치중해왔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일반은행(시중은행 + 지방은행)의 총 자산은 2007년 966조원에서 2016년 1443조원으로 49% 증가했으며, 이 기간중 대출금은 630조원에서 993조원으로 57% 증가했다. 대출 구성은 가계대출, 특히 아파트 담보대출이 2014년 이후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대출비중이 50%를 훌쩍 넘어섰다. 기업 대출은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어, 은행이 기업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한다는 본연의 기능은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신 아파트 담보대출에 열을 올리며, 자산 인플레 형성에 기여하는 비정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한국 기업은 주식과 회사채 등 직접 금융보다는 대출 등 간접 금융 의존도가 훨씬 높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기업의 대출금 대비 직접금융 비중은 2.1배인 반면, 미국은14.5배나 된다. 이렇게 기업의 자금조달에서 대출 비중이 높은데, 은행은 외환위기의 악몽 이후 기업대출 비중을 계속 줄이고 있으니, 은행의 자본공급 기능은 교과서에나 나오는 이야기로 변질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