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름의 알음알음] 김미화, 올림픽 개막식 중계 논란에 사과?…꼭 그 단어여야만 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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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기자
입력 2018-02-1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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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방송인 김미화가 시청자들에게 거센 뭇매를 맞았다. 지난 9일 MBC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중계에 함께한 김미화가 연이은 말실수와 미숙한 진행으로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계속 되는 비판에 김미화는 두 번이나 사과하며 진땀을 흘려야 했다. 첫 번째 사과문에 있었던 발언이 더욱 논란이 된 것.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MBC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생중계에는 허승욱 스포츠해설가와 박경추 캐스터, 김미화가 함께 진행자로 나섰다.

이날 김미화는 “개막식 중계가 감격스럽다. 평생 이런 기회가 다시 올까”라며 “전설의 스포츠 해설가, 베테랑 캐스터와 함께 해 든든하다. 시청자 입장에서 모르는 것은 물어보면서 재밌게 즐기겠다”고 말했다.

김미화의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개그우먼답게 굴렁쇠를 굴리며 등장해 과거 88서울올림픽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일반 시청자 입장에서는 모를 수 있는 것들을 시청자들의 시각에서 질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미화의 진행에는 전문성이 결여 돼 있었다. 김미화는 개막식에 입장하는 아프리카 선수들을 향해 “아프리카 선수들은 눈 구경을 못해봤을 것 같다”고 했고, 이에 허승욱 해설위원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스키장이 있다. 아프리카도 스키를 탄다”고 답했다.

또 김미화는 정치적인 발언으로 일부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선수 입장의 마지막 순서에서는 ‘아리랑’이 울려퍼지며 ‘코리아’로 하나 된 남북한 선수들이 동시 입장했다. 김미화는 한반도기에 독도가 삭제된 것을 언급하며 “독도가 없는 한반도기다. 독도를 빼라고 한 IOC의 결정이 있었다. 이게 사실은 정치적인 걸 배제하기 위해서 그랬다고 하는데, 살짝 불만이 있다”는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기도 했다.

중계가 끝난 뒤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시청자 온라인에 김미화의 중계에 불만을 토로했다. “불안했다” “전문성이 너무 없다” “자질이 부족했다” “정치적 발언이 아쉽다” 등의 의견이었다.

계속되는 비판 여론에 지난 10일 오후 김미화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올림픽 중계에 부족함이 있었음을 겸허히 인정하며 앞으로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김미화의 사과문은 더욱 논란을 키웠다. 그는 사과문을 통해 “‘가랑비에 속옷 젖는다’더니 일베들의 악의적인 밤샘 조리돌림으로 일부 비난이 ‘여론’이 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면서 “이것조차 제 불찰이다.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께 걱정을 끼쳐 드렸다. 올림픽 중계에 부족함이 있었음을 겸허히 인정하며 앞으로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사과문에서 쓰인 ‘일베’와 ‘조리돌림’이라는 단어는 오히려가 네티즌들의 화를 돋구게 됐다.

‘조리돌림’이란 죄인의 죄상을 아주 노골적으로 드러내 수치심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의로 망신을 주는 행위를 뜻한다. 범법자의 죄목이 적힌 팻말을 목에 걸고 손, 발을 포박한 상태에서 길거리로 이리저리 끌고 다니면서 망신을 주거나 심지어 발가벗기는 행위인 자극적인 표현인데, 이 표현이 사과문에 적절했냐는 것이다.

여기에 극우 성향으로 온라인상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의 줄임말인 ‘일베’를 사용하며 자신의 중계의 미흡함을 지적했던 대다수의 네티즌들을 ‘일베’로 치부하는 행동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 다시 한 번 논란이 됐다.

계속되는 논란에 김미화는 결국 다시 한 번 사과문을 올렸다. 같은날 밤 김미화는 SNS에 “부적절한 사과문으로 오히려 논란을 키웠습니다. 저의 생각이 짧았다. 깊은 사과 드린다. 선의의 쓴소리 해주셨던 많은 분들께 실망 안겨드려 죄송하다. 이를 계기로 좀 더 반성하며 낮아지겠다”고 재차 사과했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김미화의 첫 번째 사과문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게 아닌 논란이 되기 때문에 억지로 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행여 두 번째에 진심으로 사과문을 올린다한들 누가 그의 사과문을 진정성있게 받아 들일 수 있을까. 그의 경솔함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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