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흑역사 (59)]일동제약, 취약한 경영권에 지주사전환 ‘끝없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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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입력 2018-02-1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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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너, 2대·개인주주와 경영권 분쟁

  • 녹십자까지 경영참여 선언 ‘위기’

  • 시세보다 비싸게 지분 구입해 모면

[사진=일동제약 제공]


현재 일동제약은 지주사 체제를 갖추고 있다. 2016년 8월 일동홀딩스를 지주사로 하는 체제로 전환된 후 지난해 3월 일동홀딩스가 일동제약 지분율 20%를 보유하게 되는 등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까지 순탄히 갖춰나가고 있다. 지주사 체제는 오너 경영권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일동제약은 일동홀딩스를 중심으로 한 지분 정리를 통해 경영권 안정화를 상당 부분 이뤄냈다.

그러나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기 전까지 일동제약은 취약한 경영권으로 여러 차례 위기를 겪어야만 했다. 특히 오너 3세인 윤웅섭 사장은 2009년 당시 사내이사로 임명되는 과정에서 2대 주주였던 안희태씨와 분쟁을 겪어야만 했다.

당시 일동제약 지분 9.74%를 보유하고 있던 안씨는 윤웅섭 사내이사 임명에 대해 제약업계 경험이 없다며 불만을 표했다. 또 일동제약 경영 투명성과 감사기능 독립성 확보 등이 시급하다며 경영권을 압박했다. 이 일로 주주총회에서는 투표까지 진행됐으며, 일동제약과 안희태씨는 다른 주주들에게 대리 의결권 행사를 요청했다.

이후에도 안씨는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일동제약과 경영권을 두고 대립각을 벌였다. 이 때마다 일동제약은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지만, 경영권 불안과 위기는 계속됐다.

이는 일동제약 오너인 윤원영 회장 측 지분율이 상당히 취약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일동홀딩스에서 윤 회장과 특별관계자 총 지분율이 68.26%에 이르고 있지만, 경영권 위기가 있던 당시 일동제약에서 윤 회장 지분율은 6%대에 그쳤다. 특별관계자 지분까지 합쳐도 28% 수준이었다.

같은 시기 개인주주 이호찬씨와 안씨 지분율은 각각 12%, 9% 내외로 윤 회장보다 많았다. 같은 제약사인 녹십자와 환인제약도 일동제약 지분을 각각 8.28%, 6.68% 보유하고 있었다.

일동제약은 수차례에 걸친 개인주주와의 경영권 충돌 이후 경영권 안정화와 경영승계를 위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했다. 그러나 2012년부터 꾸준히 지분을 확보해 2014년 2대 주주로 올라선 녹십자가 발목을 잡으면서 경영권에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단순투자로 밝혔던 녹십자는 지분율 29.36%를 확보하면서 경영참여를 선언했고, 일동제약 지주사 전환을 결정하는 자리에서 이를 반대해 무산시켰다. 때문에 일각에선 녹십자가 일동제약을 적대적 인수합병 하려한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녹십자는 경영참여라는 명분하에 사외이사·감사 선임도 추진하면서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바람 앞 등불 처지에 놓인 일동제약은 환인제약 지분을 처분하고 개인주주 안씨 지분 7%를 시세보다 비싸게 주고 넘겨받는 등 경영권 확보를 위해 절치부심해야만 했다. 결국 2015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일동제약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고, 이후 녹십자가 모든 지분을 윤 회장에 매도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종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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