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유엔 사무총장과 회담…"평창 이후 찾아올 봄 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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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8-02-0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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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테흐스 총장 "평창올림픽 계기로 비핵화 향한 기회의 창 열리기를 기대"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전 강원도 강릉 호아재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건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평창 이후 찾아올 봄을 고대한다"며 "평창에서 열린 남북 간 교류가 다양한 대화로 확대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원도 강릉 씨마크 호텔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가진 오찬회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과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회담은 작년 7월 독일 함부르크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9월 뉴욕 유엔총회 계기에 이은 세 번째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가 열렸던 지난해 9월을 잠시 떠올리면 당시 한반도 정세는 차갑게 얼어붙고 있었다"며 "그러나 나와 우리 국민은 봄은 반드시 온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유엔과 국제사회는 한반도 평화를 굳게 지켜줬다. 평화롭고 안전한 평창 올림픽 개최에 힘을 보태주셨다"며 "사무총장께 특별한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구테흐스 총장 방한을 계기로 남북한과 세계인이 하나 되는 올림픽 평화 메시지와 유엔의 포용·연대 정신이 전 세계에 전파될 것"이라며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남북대화의 흐름이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겠다"고 말했다.

또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 평화 분위기 조성은 한반도 정책에 대한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일관된 지지와 유엔총회의 '올림픽 휴전 결의' 채택, 유엔 정무국 사무차장의 방북 등 유엔의 역할이 컸다"며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구테흐스 사무총장과는 벌써 세 번째 만남이라서 마음이 통하는 오랜 친구를 만난 듯 기쁘고 반갑다"며 "이번 방한으로 한국과 유엔의 소중한 인연은 한층 깊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문 대통령은 "유엔이 추구하는 평화·인권·지속가능한 개발·사람을 중심에 두는 정신이 우리 정부 지향점과도 일치한다"며 "특히 촛불 혁명으로 세계 민주주의에 새 희망을 제시한 경험을 통해 국제사회의 민주주의와 평화 증진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제사회에서 한국 역할·위상이 꾸준히 높아지는데 우리 국민의 유엔 등 국제기구 진출은 이에 못 미친다"며 역량 있는 국민, 특히 청년·여성의 국제기구 진출과 고위직 진출에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각별한 지원과 관심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포르투갈과 달리 이곳 강릉과 평창의 추위는 매섭다. 그렇지만 추위 속에서는 서로의 체온이 소중하기 때문에 우정이 돈독해진다고 한다"며 "제가 찬 바람을 막아 사무총장께서 조금이라도 편안하고 따뜻하게 올림픽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의 성공과 우리가 열어갈 평화의 미래를 위하여"라고 외치며 건배를 제의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문 대통령의 노력에 전적인 지지의 말씀을 드린다"며 "저희도 긍정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원하며,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용기 있는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 말씀대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강력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열리기를 기대한다"며 "유엔의 힘과 능력이 제한적이기는 하나 한반도의 평화적인 비핵화와 역내에서의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모든 노력에 대해 전적으로 지지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올림픽도 중요하지만 방한한 진정한 이유는 한국 국민에게 강력한 연대의 의지를 표하기 위함"이라며 "나는 한국을 대단히 존경한다. 한국전쟁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성공사례 중 하나"라고 화답했다.

이어 "한국은 전쟁의 잿더미로부터 민주주의를 발전시켰고 엄청난 경제성장을 달성해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 중 하나가 됐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의 유엔에 대한 지지와 지원 또한 매우 모범적"이라며 "한국은 평화유지 활동, 지속가능한 개발, 기후변화,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엔을 도와주고 있고 우리는 한국 정부에 의지하고 있다. 한국은 유엔의 가장 든든한 기둥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포도 주스가 담긴 잔을 들고 "한국 국민의 행복을 위해, 대통령께서 남북대화에 기울인 모든 노력의 성공을 위해, 그리고 전 세계적인 국제사회가 한반도에 평화적 비핵화를 만들어내는 그 날을 위해, 이런 노력이 평화롭게 비핵화를 달성하고 한반도가 전 세계 평화의 상징이 되기를 기원한다"며 건배를 제의했다.

이어 "제가 어제 리스본으로부터 태양을, 햇빛을 조금 가지고 와서 날씨가 따뜻해진 것 같다. 제가 가지고 온 태양이 오래 머무르기를 바란다"고 농담을 건네자, 문 대통령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박수를 보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사실 추위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 기후변화 때문에 올해 겨울이 매우 추워졌다"고 답했다.

이번 구테흐스 총장의 방한에는 평화·안보를 담당하는 제프리 펠트만 정무국 사무차장, 비확산과 개발 분야의 이즈미 나카미쓰 군축고위대표와 류전민 경제사회국 사무차장 등 유엔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동행했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은 문 대통령과 구테흐스 총장의 두터운 친분과 긴밀한 한·유엔 관계를 확인하고, 한반도 문제 해결 및 글로벌 현안 공동 대응에 있어 양측의 협력을 한층 공고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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