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세이프가드' WTO 제소, 내달 7일 이후 예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노승길 기자
입력 2018-01-28 10:3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60일 양자협의 실패시 WTO에 '분쟁해결 패널' 설치 요구

  • 정부, 제소 앞서 美에 세이프가드 완화·철회 요구 및 보상협의 진행

정부가 한국산 태양광 전지·모듈과 세탁기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한 미국에 다음달 7일 이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준비하고 있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을 제소하기 위한 첫 절차로 WTO 분쟁해결절차(DSU) 4조에 의거한 양자협의 요청서(Request for Consultations)를 준비하고 있다.

양자협의는 WTO가 분쟁에 개입하기 전에 당사국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최대 60일 진행된다.

제소국이 양자협의 요청서를 상대국과 WTO 분쟁해결기구(DSB)에 전달하는 행위가 제소의 시작이다.

제소 예상일은 미국의 세이프가드가 실제 발효하는 다음 달 7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요청서는 상대국의 어떤 수입규제 조치가 왜 문제인지, WTO 협정에 어떻게 위배되는지 등에 대한 주장을 담은 일종의 제소장이다.

상대국은 요청서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

양자협의를 통해 합의하지 못하면 제소국은 WTO에 분쟁해결 패널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미국을 WTO에 제소한 11건 중 패널 설치 전에 합의한 적은 1997년 컬러TV 수신기 단 한 건이다.

산업부도 그동안 정부와 업계가 여러 차례 미국에 세이프가드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반영되지 않은 점에 비춰 양자협의에서 해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제소에 앞서 미국 정부에 세이프가드 완화와 철회를 요구하고 보상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이미 미 무역대표부(USTR)에 이번 주 중으로 협의하자고 제안했지만, 아직 미국이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가 미국에 요구할 보상 규모도 주목된다.

WTO 세이프가드 협정은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국가가 이로 인해 피해를 보는 수출국에 다른 수출 품목 관세를 인하하는 등 적절한 방식으로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WTO는 보상 수준이 세이프가드로 인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관세에 상응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산정 방식은 없다. 산업부는 과거 사례 등을 분석하면서 보상 규모를 산정하고 있다.

2016년 대미 태양광 전지·모듈 수출액이 약 13억 달러, 세탁기 약 10억6000만 달러(약 300만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세이프가드 3년간 보상 규모는 1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이 2002년 철강 세이프가드 때도 보상하지 않았고 이번에도 보상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보상에 합의하지 못하는 경우 우리나라는 피해를 받는 금액만큼 미국에 관세양허 정지 등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

보복 조치는 세이프가드 시행 3년 동안은 할 수 없다는 제약이 있지만, 우리나라가 WTO 제소에서 승소하면 바로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