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황제와 붙자” 정현의 ‘방패’ vs 페더러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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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8-01-2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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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페더러. 사진=EPA 연합뉴스 제공]

한국 테니스의 ‘겁 없는 신예’ 정현(58위·한국체대)이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와 격돌한다. 무대는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의 메인 코트. 페더러의 여전히 녹슬지 않은 ‘창’을 상대로 정현의 패기 넘치는 ‘방패’가 맞붙는다.

정현은 26일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리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500만 호주달러·약 463억원) 준결승에서 페더러와 결승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정현은 이번 대회 돌풍의 주역이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룬 정현은 역대 한국인 최초인 세계랭킹 30위 이내 진입(호주오픈 이후 발표)도 확정됐다.

정현은 노박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 등 세계 톱랭커들을 꺾고 4강까지 올랐다. 국내 팬들은 이미 정현의 매력이 빠져 ‘신드롬 열풍’이 불고 있다. 정현의 환상적인 경기력뿐만 아니라 온 코트 인터뷰에서의 여유 넘치는 유창한 영어 인터뷰, 화제를 모은 방송카메라 사인 등 ‘정현의 모든 것’에 매료됐다.

이번 대회에서 정현의 기대감이 치솟고 있는 것은 페더러와의 준결승전이다. 페더러는 그동안 돌풍을 일으킨 이변의 주인공들의 기를 꺾은 ‘테니스 황제’다. 페더러는 2003년 윔블던에서 처음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이후 통산 메이저 대회 최다인 19승을 수확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20승 고지에 오른다.

정현과 페더러의 준결승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신·구의 맞대결이라는 점이다. 정현과 페더러의 나이 차는 무려 15살이다. 테니스의 불모지에 가까운 아시아에서 정현이라는 새로운 스타 탄생과 베테랑 페더러의 경기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특히 둘은 창과 방패의 맞대결이다. 페더러는 “정현은 조코비치처럼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난 공격적으로 경기에 나서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정현이 페더러의 공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받아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페더러가 이번 대회에서 5경기를 치르면서 상대에게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은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는 것. 반면 정현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4강 신화’를 이뤄냈다. 특히 둘은 모두 타이브레이크 무패 행진을 기록 중이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정현이 페더러에 밀린다. 하지만 정현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정현이 페더러의 강력한 서브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받아 치느냐, 감각적인 공격을 얼마나 커버 하느냐, 랠리 승부로 얼마나 끌고 가느냐에 따라 또 다른 역사가 써질 수 있다.

정현과 페더러의 승자는 이미 결승에 올라 있는 마린 칠리치(6위·크로아티아)와 28일 우승을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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