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순 칼럼] ​한반도기에 독도 포함으로 한일관계에 국민 자존감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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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 원장
입력 2018-01-2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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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평창올림픽 공식 후원 업체에서 경기장 내에 들어가는 한반도기를 제작하고 있다. 한반도기에 독도가 보인다. 이 한반도기는 강원도청에서 발주한 물량이다. [사진=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이 곧 시작된다. 지구촌 축제로 ‘평화’를 상징하는 동계올림픽이 평창에서 열리게 됐지만 점점 외부적 요소로 인해 ‘스포츠 축제’보다는 ‘정치적 의미’가 가미되는 모양새다.  

국내에서는 북한 참가에 대한 배려에 대해 ‘평양올림픽’이냐는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미국은 한국이 대북 유화정책으로 기울 수 있음을 우려한다. 한·일관계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두고도 ‘위안부 문제’와 ‘독도’라는 정치적 갈등을 비껴가지 못했다.

◇ 신년 초 한·일의원연맹의 위안부 문제 도쿄 설전의 의미

지난 1월 11일 한·일의원연맹의 양측 의원단이 도쿄에서 만나 새해 첫 만남부터 위안부 문제로 설전(舌戰)을 벌였다고 한다. 일본 측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郎·73) 의원은 △위안부 합의 인정과 이행 △역사문제와 양국관계 발전 분리 △상호 국익을 고려한 외교 전개 등을 강조했다는 보도이다.

이에 대해 한국 측 부회장인 송영길 의원은 △한국 정부의 위안부 합의 조정 불가피성 △피해자 입장과 국민의 뜻 반영 필요성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등으로 반박했다는 것이다. 역사문제 임시 봉합과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지향이라는 현 정부의 ‘투트랙 정책’도 충분한 설명이 있었다고 한다.

명확한 일제 과거사 청산이나 대마도 문제 등은 한반도 통일 이후에나 비로소 우리가 제대로 준비해 해결에 나설 수 있고, 또 그것이 현실적이라고 필자도 판단한다. 분단의 현실에서는 실용적인 ‘도광양회(韜光養晦)’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도 일본에게 해야 할 말은 정확하고 충분하게 할 필요가 있다.

◇ 일본의 평창 전략, 한반도기 독도 제외와 미·일 위안부 합의 강요 공조가 핵심

일본의 극우를 대표하는 산케이(産経) 신문은 1월 19일자 칼럼을 통해 “일본 영토이자 한국이 불법점거 중인 독도가 한반도기에 포함될까 걱정”이라며, “아베 총리는 개막식 참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월 23일 평창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미디어데이'에서 관련 질문을 받은 올림픽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 관계자는 “한반도기에 제주도를 제외하고 나머지 섬들은 들어가지 않는다. 독도도 전례에 따라 이번에 표기되지 않는다. 일본과 갈등이 생길 여지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국내에서는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산케이는 1월 24일 “백악관의 강력한 요청으로 아베 총리가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31일 부임한 이수훈 주일대사와 12월 19일 일본을 방문한 강경화 외무부 장관의 연이은 요청에 이어 최근 미국의 강력한 요청이 아베가 평창 참가를 결정한 배경이라고 애써 설명하려는 것으로 궁색한 느낌을 준다.  

우리 측의 평창 올림픽 참가 요청에 대해 아베는 한반도기의 독도 제외를 우선 조건으로 압박했을 것이다. 미국을 이용한 위안부 합의 이행 공세, 한국의 대북 유화 정책 가능성에 대한 미·일 압박 공조로 평창을 ‘정치도구'로 이용하려는 아베의 참석은 현실적인 ‘득(得)’보다 미래의 ‘실(失)’이 많다. ‘남북 평창’에 집중하다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 드는 건 필자 뿐인가?

◇ 지켜야 할 ‘국민 자존감’은 지키는 외교가 되길

실측을 할 경우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섬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조직위의 보충설명은 아주 많이 부족하다. 동해상의 ‘네모’ 표시 안에 있는 울릉도와 독도를 보면 누구라도 실측 크기가 아니라고 충분히 이해한다. 전례에 따랐다지만, 이는 표기한 전례는 무시했다는 의미가 된다. 보충설명이 모순이니 반발은 당연하다.

필자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한반도기 독도 제외에 대해 반대한다. 첫째, 독도 영유권에 있어서 일본에게 두고두고 빌미를 줄 사례를 스스로 남겼다는 점이다. 둘째,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해 쉽게 미래 주권을 포기했고, ‘국민’에 상처를 주었다는 점이다. 모든 일은 변명이나 설명이 필요 없도록 명확하게 처리해야 한다.

일본은 1월 25일 도쿄 도심 히비야(日比谷)공원 시세이(市政)회관에 상설 ‘영토·주권전시관’을 개관했다. 이 전시관에서 상영 중인 영상에는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계륵(鷄肋)’과 같은 아베의 평창 참가 여부를 두고 조직위가 조급할 필요가 있었을까?

아베의 평창 참가가 일정부분 올림픽 흥행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결정적이지도 않다. 사실 우리에겐 ‘양날의 칼’이다. 조직위의 평창 성공을 원하는 마음도 중요하지만, ‘국민 자존감’ 우선되어야 하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

해야 할 이야기는 일본의 심장, 도쿄에서라도 해야 했다. 지켜야 할 국민 자존감은 ‘반드시’ 그리고 ‘언제나’ 지켜야 한다. 아베는 미국의 압력에 평창 참가 번복은 쉽지 않고 불참할 경우 국내외 여론을 감내해야만 한다. 그러나 아베의 참가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 자존감을 지킨 평창은 성공할 수 있다. 한반도기에 독도는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필자: 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 원장, 중국 차하얼(察哈尔)학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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