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S] ​김홍국 하림 회장 “모험·도전은 기업인의 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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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01-2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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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B미래포럼서 ‘푸드&애그리비즈니스’ 강연

  • 당장 눈앞에 현상 아닌 변화 내다보는 선각자 돼야

  • 네델란드 벤치마킹 ‘애그리산업’, 하림 대기업 된 뒤에도 끝없이 혁신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아세아시멘트에서 열린 제7회 JB미래포럼 조찬세미나에서 '푸드&애그리비즈니스를 향한 끝없는 도전'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기업인은 현상이 아닌, 변화를 미리 보는 선각자가 돼야 한다. 당장 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더라도, 모험과 도전을 하는 게 기업인들이 할 일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25일 서울 아세아타워 대강당에서 열린 제7회 JB미래포럼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전북 출신 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김홍국 회장은 ‘푸드(food) 앤드 애그리비즈니스(agribusiness)를 향한 끝없는 도전’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회장의 도전은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병아리 한 마리 당 250원, 300원 하던 시절이다. 11살 꼬마 김홍국이 한여름 외갓집에 놀러갔다가 받은 대나무 바구니와 병아리는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10마리를 팔아서 3000원 받으면 그중 1000원 가지고 병아리를 또 사서 돈을 벌고 병아리를 늘렸어요. 이런 것을 저는 끝없는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정신은 시대에 맞게 변하고 도전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저희가 잘해왔기에 현재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병아리를 끝없이 늘리던 꼬마 김홍국은 농업계고등학교에 진학한다. 공직자와 교육공무원뿐인 집안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것이 그의 두 번째 도전이다. 그리고 하림그룹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이 됐다.

공정위 지정 대기업집단 기준은 자산규모 10조원이다. 국내 31개 기업이 이에 해당한다. 하림그룹은 30번째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 자수성가한 기업이 3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것은 25년 만에 하림이 처음이다.

1978년 하림 설립 이후 2차 가공사업 개시, 사료·홈쇼핑 사업 다각화, 지주사 체제 확립에 이르기까지 끝없이 새로운 분야의 사업을 시도한 결과다. 국내 최초로 미국과 중국에 삼계탕을 수출하기도 했다.

하림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7조원으로 최근 5년 새 1.8배 성장했다. 국내 58개, 해외 39개 등 97개 계열사에 임직원 1만4000여명이 있다. 주요 계열사로는 하림, 팬오션, NS홈쇼핑, 팜스코 등이 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아세아시멘트에서 열린 제7회 JB미래포럼 조찬세미나에서 '푸드&애그리비즈니스를 향한 끝없는 도전'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기업 하림그룹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김 회장의 고민은 현재도 ‘모험’이다. 특히 네덜란드 농업에 주목했다.

“네덜란드는 농업하기 좋은 나라가 아닙니다. 육지 면적도 작고, 땅을 바다에서 건지고 물 퍼내는 비용도 상당합니다. 우리나라에 비하면 일조량도 떨어집니다. 그런데도 무역수지가 네덜란드는 흑자, 우리나라는 적자입니다. 바로 ‘시장’의 차이입니다. 시장을 형성하지 못하고, 생산자 입장에서만 바라보면 실패합니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 무역수지 현황을 보면 우리나라는 255억 달러(약27조657억원) 적자를 기록한 반면 네덜란드는 358억 달러(1유로=1.23USD 적용, 약 37조9909억원) 흑자를 냈다.

네덜란드는 곡물자급률이 미국 등의 절반 수준이지만 수입과 자급 생산 활용이 탁월하다는 게 김 회장의 분석이다. 김 회장은 네덜란드를 벤치마킹한 애그리산업을 지향하고 있다. ‘글로벌 생산성 1위’와 ‘단순함’에 중점을 둔다. 생각만 하기보다 실천할 것, AI를 활용해 공정 단순화를 이룰 것 등이다. 특히 식품 최고 가치는 본질에 있다는 것을 기조로 삼아 좋은 원료로 만들 것을 고집한다.

충남 공주에 400억원을 투자해 지은 반려동물 사료 공장이 그 예다. 이 공장에서는 사람이 먹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가공하지 않은 생고기를 사용하고 곡물을 뺀 프리미엄 전략이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도 있다. 기존 해외 프리미엄 사료 가격의 3분의1 수준이다.

김 회장은 “소비자 생각을 뺀 생산자 입장의 정책은 실패한다. 시장에 나가서 아무리 생산해도 소비자가 인정하지 않으면 결론이 안난다”며 “계량은 경영에 있어서 하나의 도구일 뿐 본체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에서도 직원들이 계획을 세우고 수치로 분석해서 얘기하는데 그대로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계획대로 되면 그게 인생이겠는가”라며 “대기업이 된 이후 오해도 많이 받고 한동안 힘들어서 일을 그만둘까도 했지만 아직 내 나이에 그런 생각은 접기로 했다. 식품산업에서 ‘네이처스 센세이션(Nature’s Sensation)‘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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