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정석, "납득이는 극복할 대상 아닌 내 인생 최고의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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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18-01-2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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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문화창고 제공]


"전 정말 운이 좋았어요. 계속 소모될 수도 있는 역할을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모되지 않고 대중이 새롭게 기억해주시니까요. 더할나위 없는 행운아입니다."

조정석은 노력파 배우다. 스스로도 천재라기보다 노력형이라고 소개하는 그는 대중에게 자신을 강렬히 기억시킨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득이' 역할을 자신 인생의 최고 행운이라고 꼽았다. 혹자는 납득이를 지우려고 노력하는게 아니냐고도 묻지만 그는 행운이라는데 다시 한표 던졌다. 

22일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의 한 카페에서 아주경제가 조정석과 만났다. 조정석은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투깝스'에서 정의로운 강력계 형사 차동탁과 뺀질이 사기꾼 영혼이 깃든 공수창을 오가는 1인 2역으로 주목받았다. 이에 힘입어 '2017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다작 배우는 아니다. 하지만 독특한 연기로 매번 대중을 납득시킨 배우다. 특히 대중에게 그의 이름을 각인시킨 영화 '건축학개론(2012)'를 비롯해 MBC ‘더킹투하츠’(2012), KBS ‘최고다 이순신’(2013), SBS ‘질투의 화신’(2016) 등 로맨틱 코미디에 강하다. 능청스러운 연기가 돋보였던 영화 ‘건축학개론’(2012)이 대표적이다. 이윤지, 아이유, 공효진 등 상대역과 설렘 가득한 키스신도 매번 화제를 모았다. 

조정석은 최근 종영한 ‘투깝스’에서도 코믹 연기 자가복제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조정석은 ‘매번 연기가 비슷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솔직히 저는 연기가 비슷하다는 건지, 역할이 비슷하다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라고 입을 뗐다. 이어 “제가 어떻게 하면 연기가 안 비슷할까 저도 고민입니다. (이전과)확연히 다른 캐릭터를 해야 비슷하지 않게 느낄까하는 생각도 들어서 잔혹한 살인마라도 한번 맡아야하나 싶네요. 하하"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장르를 따져가며 드라마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시나리오를 보고 재미있게 느꼈을 때 선택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감사한 편이죠. 비슷비슷한 역할에 같은 느낌의 연기를 해도 관객들이 늘 새롭게 받아들여주시니까요. 정말 저는 운이 좋은 배우입니다”고 덧붙였다.

[사진= 문화창고 제공]


하지만 이번 투깝스도 괜찮은 성적표를 받았다. 여러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방송은 시청률 1위로 퇴장했으며 이 작품으로 그는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상을 받은 것보다 상대역 김선호가 받은 것을 더 기뻐했다.

"상을 받는 건 기분 좋은 일이에요. 근데 내가 받은 상보다 선호가 신인상과 우수상을 타서 기분이 더 좋았어요. 예전에 뮤지컬 대상 시상식 때 신인상을 받은 적이 있었죠. 주위 형들이 좋아하면서 머리를 때리고 그랬는데 그 당시엔 '왜 이렇게 좋아하나'란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형들의 마음을 이해가 가더라구요. 선호의 머리를 때리진 않았지만,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어렵게 끝낸 투깝스. 종영한 지금의 그의 소감은 "매번 드라마를 끝내면 늘 같아요. 후련합니다"라고 대답했다. 1인 2역으로 모든 장면이 조정석 중심으로 돌아가 체력적 한계도 느꼈다. 3개월 동안 평균 수면 시간은 3시간 남짓이었고, 액션신을 촬영하던 도중 종아리 근육이 찢어져 생애 처음 봉침을 맞았다. 링거도 수시로 맞았다고. 

그는 "힘든 것도 힘든 것이지만 나이도 무시못하겠어요. 이제 체력적으로 한계가 느껴지네요"라며 올해 39세가 되는 것을 아쉬워했다.

"제 30대를 총평한다면 훈훈했던 30대? 아주 훈훈하게 보낸 30대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보일러 빵빵한 훈훈한 시절이요. 40대는 아직 생각 못해봤어요. 40대가 닥쳐오면 생각할래요. 일단 건강관리부터 잘해서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게 하겠습니다. 하하"

조정석은 드라마 종영 후 현재 바로 연극 '아마데우스' 연습에 돌입했다.
 
그는 연극 이야기에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뮤지컬 ‘헤드윅’ 이후 2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는 그는 “연습장을 가니 편안해요. 고향에 온 기분이죠. 그간 소모됐던 에너지들이 충전되는 느낌이에요. 나에겐 휴식”이라고 미소 지었다.

[사진= 문화창고 제공]


"'아마데우스'라는 작품은 일찍이 마음속에 넣어 뒀던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하게 돼 영광이에요. 드라마가 끝난 이후 연극을 한다는 것 자체에 의아해하시는 것 같은데 제겐 당연한 것이었어요. 어릴때 영화 '아마데우스'가 제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거든요. 드래곤볼에 빠져있던 어린아이에게 영향력을 끼친 작품이니 그 무게는 말안해도 아시리라 믿어요. 시기적으로 맞물려서 좋은 작품과 기회가 닿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작품을 한다는 것이 기쁘고 영광스러워요. 팬들에게 매년 무대 위의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는 약속을 했었는데 약속을 지키는 것 같아 남다른 의미를 두고 있기도 하고요."
 
 
연극뿐만 아니라 지난해 촬영을 마친 영화 ‘마약왕’도 올해 개봉한다. 올해도 조정석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쓰임새가 많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먼 훗날에 아주 작은 단역을 할 수도 있지 않겠어요. 연출도 해보고 싶고 경력을 더 쌓은 후 그럴만한 위치가 되면 연출도 과감히 도전해보고 볼게요. 아직은 막연한 미래지만요.”

인터뷰 말미에 그는 소속사와의 계약에 대해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현 소속사와 전속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마음을 열어 놓고 있다는 것. 조정석은 "'투깝스'가 끝나고 회사와 얘기를 나눠 볼 예정이었고 다른 회사와도 접촉해 볼 의향이 있습니다. 가능성을 열어 둔 상태입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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