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사기로 30년 교직생활 퇴직금 날려"..27일 마이닝맥스 사태해결 촉구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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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효 기자
입력 2018-01-2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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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닝맥스 계열사 이더리움 위법 처분”

[사진=마이닝맥스 사태 피해자 연대 제공]가상화폐 사기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가상화폐 투자 광풍이 일기 시작하면서 가상화폐 사기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이에 가상화폐 사기 피해자들도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이닝맥스 사태 피해자 연대는 오는 27일 오후 2시 30분 서울역에서 ‘전국 마이닝맥스 사태 해결 촉구를 위한 기자 회견’을 한 다음 이 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전국 마이닝맥스 사태 해결 촉구 집회’를 연다.

이에 앞서 인천지방검찰청 외사부(최호영 부장검사)는 지난 해 12월 20일 “사기 및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채굴기 운영 대행 미국업체 '마이닝맥스'의 계열사 임직원 7명과 최상위 투자자 11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미국과 캐나다 등지로 도주한 미국 국적의 한국인 회장 A(55)씨 등 마이닝맥스 임원과 계열사 사장 등 7명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고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도 내렸다. 또 회장 수행비서 등 4명을 조사 중이다.

검찰은 마이닝맥스의 홍보 담당 계열사 대표이사인 가수 박정운(52)씨 등 3명도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달아난 최상위 투자자 4명을 지명수배했다. 박정운 씨는 지난 1990년대 초 '오늘 같은 밤이면' 등의 노래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들은 2016년 9월부터 지난 해 10월까지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생성할 수 있는 채굴기에 투자하면 많은 수익금을 가상화폐로 돌려주겠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투자자 1만8000여 명으로부터 2700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가상화폐.

피해자들 중 한 30대 남성은 결혼 자금으로 모은 2500만원으로 채굴기 10대를 구입했지만 아무런 수익도 얻지 못했다. 한 60대 전직 교사는 30년 동안 교직 생활을 하고 받은 퇴직금 중 5000만원을 투자했다 모두 날렸다. 한 50대 여성은 교사로 일하며 모은 월급과 퇴직금 4억원으로 채굴기 103대를 샀다.

가상화폐를 새로 얻기 위해선 수학 문제 등 어려운 수식을 풀어야 하는데 이더리움 채굴기는 이 암호를 풀어주는 고성능 컴퓨터 기계다. 마이닝맥스는 피라미드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하위 투자자를 유치한 상위 투자자에게 추천수당과 채굴수당 등을 줬다.

투자자들은 구매한 채굴기 수에 따라 '일반투자자'부터 '1∼5스타', '명예졸업자'까지 총 7개 등급으로 분류됐다. 이번에 기소된 이들은 '4스타'와 '5스타'로 다단계 피라미드의 꼭짓점에 있던 최상위급 투자자들이다. 최상위 투자자들은 1년 동안 1인당 1억원~40억원의 수당과 실적 우수자는 벤츠 등 외제차, 고급 시계, 순금 목걸이 등도 받았다.

마이닝맥스는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2700억원 중 750억원만 채굴기를 사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돈은 계열사 설립자금이나 투자자를 끌어온 최상위 투자자들에게 수당으로 지급했다.

검찰은 1천억원 정도는 마이닝맥스 임원진이 해외에서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다가 투자자 수만큼 제대로 가상화폐를 채굴할 수 없게 되자 수익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고 하위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상위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주며 돌려막기를 하다가 회장과 부회장은 해외로 도망치기에 이르렀다.

마이닝맥스는 자금관리회사 3개, 전산관리회사 3개, 고객관리회사 2개, 채굴기 설치ㆍ운영회사 2개, 홍보대행 회사 1개 등 모두 11개의 계열사를 보유했는데 이 계열사들 중 전산관리회사들은 실제로 가상화폐가 채굴되는 것처럼 조작할 수 있는 전산 프로그램을 개발해 피해 투자자들을 속였다.

가수 박정운 씨는 홍보대행 회사의 대표로서 지난 해 8∼10월 8차례 회사 자금 4억5000여만원을 빼돌려 생활비 등으로 쓴 혐의 등을 받았다.

박정운 씨는 검찰 조사에서 “마이닝맥스가 전산을 조작한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고 불법 다단계 사기인 줄도 몰랐다”며 “행사장에서 후배 가수들을 불러 흥을 돋우는 역할만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닝맥스 사태 피해자 연대는 “마이닝맥스 회장이 100% 출자한 한 계열사가 채굴된 암호화폐(이더리움)를 위법하게 처분하고 있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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