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케이블TV, M&A는 마지막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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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위수 기자
입력 2018-01-2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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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김효곤 기자]


성장 내리막을 걷고 있는 케이블TV 사업자들의 인수합병(M&A)설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제재 없는 통신-인터넷TV(IPTV) 결합상품 판매 허용이 결국 케이블TV 업체들을 이동통신사의 먹잇감으로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CJ헬로, 딜라이브를 비롯한 다수의 케이블TV 사업자들이 이통사와의 M&A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IPTV로 성장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이통사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만큼, 관련업계에서는 M&A 이슈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케이블업계에서는 정부가 이통3사의 모바일-IPTV 결합판매를 인가했을 때부터 예견한 상황이었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이통3사는 결합상품을 출시해 통신시장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유료방송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3개 IPTV 사업자들이 확보한 가입자 수는 1289만 명이다. 같은 기간 기준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1389만 명으로 IPTV 가입자보다 많지만, 케이블TV 사업자 수가 주요 5개 사에 10여개의 군소 사업자까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또한 IPTV 가입자 성장세로 미루어보아 조만간 케이블TV 가입자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케이블TV의 매출규모는 이미 IPTV에 추월당한 상태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IPTV 사업자가 거둔 매출은 2조4277억원인데, 같은 기간 케이블TV 사업자는 2조169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주력상품인 TV 상품을 이통사가 결합판매로 묶어 사실상 공짜로 제공하며 케이블TV 사업자들이 경쟁력을 급격히 상실했다“며 “이통사들이 IPTV에 진출하던 당시 결합상품 판매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취해달라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정부에서는 손을 놨다. 케이블TV의 경쟁력 상실을 불러일으킨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통사는 시장포화로 더 이상 통신분야에서의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정권이 바뀔 때마다 등장하는 통신비 규제 이슈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입을 모아 미래시장을 위해서는 탈(脫)통신해야한다고 외치고 있는 배경이다.

방송분야는 요금이 낮고 사물인터넷, 렌탈사업 등과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아직 성장여력이 남아있다고 판단, 3사 모두 IPTV를 포함한 미디어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조직개편으로 미디어사업을 SK텔레콤 4대 사업 중 하나로 선정하고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가 SK텔레콤의 미디어사업부장을 겸임토록하며 미디어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 역시 미래 성장동력으로 미디어 플랫폼을 육성하겠다고 언급했으며,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도 홈·미디어 분야에서 1등 사업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통사는 케이블TV 업체를 인수해 더 다양한 유료방송-이동통신 결합상품을 출시할 수 있고, 유료방송시장 점유율과 더불어 통신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 확대까지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케이블TV 업체들이 지역방송에 강점이 있는 만큼, 지역 사업권이 부족한 IPTV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케이블TV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케이블망도 강점이다. 실제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CJ헬로(당시 CJ헬로비전) 인수를 추진할 당시 케이블망을 활용해 5세대이동통신(5G)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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