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숙 기자의 글로벌기업 톺아보기] 온라인 유통 정글의 승자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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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8-01-2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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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EPA]


세계적인 유통기업인 아마존이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제2 본사 부지 선정 후보지 20곳을 발표했다. 아마존 제2 본사는 대상 도시를 물색한다는 발표 이후부터 세간의 큰 관심을 받았다. 총 50억 달러(약 5조3500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금액을 투자하는 제2 본사의 고용 규모는 5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 도시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 1.96달러로 시작한 주식 1300달러까지 올라 

지난 1997년 5월 15일 뉴욕증시에 온라인 책방 아마존이 입성했다. 상장 첫날 아마존의 종가는 주당 1.96달러 (액면분할 조정가). 그로부터 21년이 지난 현재 아마존의 주가는 1300달러 언저리를 넘나든다.

상장 20년을 맞은 지난해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1997년 아마존에 투자했더라면?"이라는 가정을 단 기사들이 넘쳐났다. 당시 NBC 등 현지 언론들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좀더 일찍 아마존에 투자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면서도 "지금 사기엔 너무 비싸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말 기준으로 1000달러를 넘어선 아마존의 주가는 8개월 만에 다시 300달러가 넘게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현지 언론들의 주식 과대평가론을 무색하게 했다. 

기업공개를 한 1997년 아마존은 원클릭 쇼핑을 소개하며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를 활성화했으며, 2002년부터 낮은 가격 제품에도 무료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2017년 아마존에서의 물품 구매는 인공지능 비서가 장착된 스피커를 이용하며, 드론을 통해 물건을 받는 단계까지 진화했다.

아마존 프라임이라는 회원서비스를 도입해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확보해온 아마존은 지난 19일 월 가입비 인상이라는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다. 99달러인 연회원비는 인상하지 않고 10.99달러이던 회원비를 12.99달러로 인상하면서 연회원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아마존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아마존이 요금 인상으로 인해 수익에서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9월을 기준으로 아마존 프람임 회원은 미국에서만 9000만명에 달한다. 

◆ 끊임없이 변신하는 아마존··· "2018년 온라인 광고도 두각 나타낼 것" 

아마존을 이제 단순한 온라인 유통업체로 보는 이들은 없다. 미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으로 꼽히는 아마존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박람회(CES, 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지난해와 올해 가장 주목을 받았던 기술은 바로 아마존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였다. 

아마존이 내놓은 에코 스피커뿐만 아니라 냉장고 등 가전과 자동차 등에도 알렉사의 기술이 탑재되면서 "알렉사는 이제 어디에나 있다"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세계적인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기업인 WPP 그룹의 대표인 마틴 소럴은 2018년은 아마존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IT 전문 매체인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전 세계 온라인 광고시장은 구글과 페이스북이 양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소럴 대표는 아마존이 온라인 광고와 검색 회사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한편 미국 유통시장에서 아마존의 위상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국 최고의 쇼핑시즌인 11~12월 홀리데이 시즌 5주간 아마존은 온라인 매출에서만 89%의 점유율을 달성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최근 월마트가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면서 성장세가 가속화하고 있지만, 온라인 시장에서 아마존의 아성은 무너지기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 독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세력을 뻗치고 있는 아마존이 각 국가의 자생기업들의 성장을 저해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새로운 온라인 유통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가 대표적이다. 인도 유통기업들은 최근 정부에 외국기업 규제 강화를 요청하기도 했다. 플립카트 등 현지 스타트업들은 아마존이 대량의 투자금을 쏟아붓는 상황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국내 기업 보호를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이라는 큰 흐름에서 세계적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아마존이 제국의 영토를 더욱 넓히기 위해서는 각국에서 점차 강화되는 규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마존의 영토가 넓어질수록 자국 기업들의 점유율은 떨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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