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보 17개 국외지사장 "올해 수출, 美 보호무역주의·中 관계개선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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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8-01-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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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상반기 무보 해외지사장 전망보고

  • "대부분 지역 호조세…보호무역주의 확산, 환율 변동은 수출 제약요인"

  • "미국과 중앙아시아 등 일부 지역 수출대금 미회수 위험 유의해야"

[그래픽 = 최성운 기자]



올해 상반기 우리 기업 수출은 대부분 지역에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 보호무역주의 확산, 중국과 관계개선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수출 제약요인으로는 미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환율 변동 등이 꼽혔다.

수출 기업 최대 관심사인 수출대금 결제위험도의 경우, 미국과 중앙아시아 등 일부 지역에서 전년보다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수출품목별로 정보기술(IT) 기기가 강세를 보이며 주요 수출품목인 △무선통신기기 △일반기계 △석유화학 제품 등이 뒷받침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는 통상·무역 관련 글로벌네트워크를 운영 중인 한국무역보험공사 17개 국외지사장들의 분석이다.

21일 아주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무보의 '2018년 상반기 지역별 수출 및 지역경제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17개 국외지사장들은 올해 상반기 우리 수출여건을 이같이 예측했다.

이번 조사는 우리 중소·중견 수출기업에게 올해 상반기 세계 각 지역별 최신 경제전망에 대한 현장 목소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선 미국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미국(LA, 뉴욕) 지사장은 "철강·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 법인세 인하에 따른 미국 기업 가격경쟁력 상승 등으로 한국기업의 미국 수출 여건이 호의적이지만은 않다"고 내다봤다.

실제 미국 상무부는 지난 11일 무역확장법 232조와 관련, 한국산 철강 조사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제품 수입 활동에 대해 수입량 제한 등 무역조정조치를 내릴 수 있게 한 조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접수 이후 90일 이내에 상무부 조사 결과에 따라 수입규제 등의 조치를 할지 결정하게 된다.

이와 함께 한국산 태양광 패널과 삼성·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최종 결정도 각각 오는 26일과 내달 2일이 시한이다.

정부 역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지난 15일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통상분야에서 미국 이익을 최우선시하고 있다"며 "미국이 20일 트럼프 취임 1주년과 30일 올 한해 국정 구상을 밝히는 연두교서 발표 시점을 계기로, 보호무역주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차관보는 예상 결과에 대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권한"이라며 "대통령 결정은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권고안에 귀속되지 않아 어떤 결정을 할지 예측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무보 지사장들은 미국 수출 증가에 대한 희망도 내비쳤다. LA와 뉴욕 지사장은 "디지털 융합산업 확대, 건설경기 호조 및 설비투자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일반기계·가전 품목 등의 수출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우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중국(북경, 상해) 지사장은 "한·중 관계회복에 따른 사드 피해 완화, 중국의 안정적 성장과 개혁개방 확대 정책 등으로 전년보다 수출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반도체·석유화학 품목 등 중간재 제품은 수출 증대가 예상되나, 디스플레이·가전 품목은 중국 자급률 상승과 현지생산 확대로 수출 감소가 예상되는 등 품목별로 수출여건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2000년대 후반부터 내수 중심 성장전략을 도모, 자본재·중간재 중심으로 자국 제품을 쓰게 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하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파리 지사장은 "유럽연합(EU) 경제는 수년간 이어온 완만한 성장세가 유지돼 모든 회원국의 경제 성장이 예상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브렉시트·IS 테러 등 불확실성으로 대(對)유럽 수출은 전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품목별로 반도체·석유화학 수출은 증가하지만 가전은 현지생산 확대로, 선박은 수주잔량 감소로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新남방정책 핵심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은 부품·소재산업 육성 등에 따른 산업구조 고도화 등으로 수출 여건 개선쪽에 무게를 뒀다. 

실제 지난해 대(對) 아세안 수출은 952억 달러로 전년 대비 27.8% 증가했다. 이미 2011년부터 우리나라 제2위 수출지역으로 자리매김한 아세안은 신남북교역축 신흥시장 주축으로 지목된다.

이밖에 중남미는 우리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수출여건 개선, 러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특수 등으로 전망이 밝았다.

그러나 중동 지역은 정치적 불안과 유가회복 지연 가능성, 아프리카 지역은 반정부 시위 등 정치적 불안정성 등으로 전년 대비 수출이 하락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수출대금 결제위험도의 경우, 대부분 해외 지사장들이 전년도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국·중앙아시아 등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전년보다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은 금리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규모 수입자 대금 미결제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지사는 "2016년 말 이후 수입자 영업중단 및 연락두절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는 등 보험 사고건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LA지사는 "LA에 소재한 자바시장(Jobber Market) 침체로, 섬유·패션 수입기업의 영업현황이 좋지 않다"며 "LA지사 앞 사고조사 의뢰건 가운데 절반가량이 섬유·패션 업종"이라고 전했다.

카자흐스탄 주재원은 "중앙아시아의 경우 경기침체와 자국 화폐 가치 하락으로 우리 수출기업에 대한 대금결제가 어려워져 중장비·자동차 업종에서 보험사고가 증가했다"며 "통상적으로 수출대금 미회수 채권에 대한 법률적 구제가 쉽지 않아, 무역보험 등을 통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문재도 무보 사장은 "해외시장 진출을 고민하는 내수 중소·중견기업이 대금 미회수 위험과 환위험 등 무역에 수반되는 위험에 대한 걱정 없이 해외시장 개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무역보험을 적극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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