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정치]‘조현준 효성 회장’과 검찰 칼끝,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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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주 기자
입력 2018-01-1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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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억대 비자금 조성 등 의혹으로 횡령·배임 혐의

검찰이 조현준(49) 효성그룹 회장을 소환조사하면서 효성그룹 수사가 정점을 치닫고 있다.

조 회장은 18일 오전 5시 반 경 검찰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그는 “집안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말한 뒤 청사 내로 들어갔다.

 조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업무상 배임과 횡령으로 집약된다.  최고 경영자로서 사회적 준칙에 반하는 윤리상의 흠결에 앞서 법률적 분석을 통해 조현준회장의 비위 가능성 여부를 짚어 본다.
 물론 국내 초대형 로펌으로 부터 법률서비스를 받고 있어 검찰의 창이 어느 정도 깊이까지 조회장의 방패를 뚫을 지는 미지수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과 ‘형제의 난’ = 조 회장이 말한 ‘집안 문제’는 이른바 ‘효성 형제의 난’으로 불린다. 형제의 난은 2014년 7월 조현문(48) 전 효성 부사장이 형 조현준 당시 효성 사장의 비리를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앞서 같은 해 6월 조 전 부사장은 효성그룹 계열사인 트리니티에셋 매니지먼트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트리니티에셋 매니지먼트는 조현준 회장이 지분 80%를 보유한 회사다. 조 전 부사장은 실질적으로 조 회장을 겨냥한 셈이다. 조 회장이 이 회사의 최대주주로 경영상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민단체의 고발도 가세했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7월 조현준 회장 등 효성 사내이사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현재 효성그룹 오너 일가를 둘러싼 수십 건의 고발 사건을 병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고발 내용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의 비자금 조성의혹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 아트펀드에서 탈세에 이르기 까지 횡령혐의, 검찰 어디까지 파헤칠까 = 검찰은 조 회장의 횡령 혐의를 여러 갈래에서 접근하고 있다. 특히 ‘통행세’ 명목으로 100억원 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주목받고 있다.

조 회장의 측근 홍 모씨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유령회사를 세웠다. 조 회장은 홍씨의 회사를 효성그룹 건설사업 유통 과정에 끼워 넣었고 홍씨의 회사는 ‘통행세’ 명목으로 120억 가량의 이익을 챙겼다. 검찰은 대부분의 이익금이 홍씨 계좌에 그대로 남아있다는 점을 들어 조 회장의 비자금 가능성에 수사력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허위 직원을 고용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있다. 조 회장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자신과 친분이 있는 미인대회 출신 여성, 단역 배우 등 20~30대 여성 4명 등을 촉탁 직원으로 채용한 뒤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효성 본사 인사·재무팀을 압수·수색하면서 사원급여내역을 확보했다고 알려졌다.

300억원 규모의 ‘아트펀드’ 조성도 검찰의 수사대상이다. 미술품에 투자하는 아트펀드를 조성한 뒤 본인이 소유한 미술품에 투자했다는 의혹이다. 아트펀드 측에서 조회장의 미술품을 고가에 매입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조 회장은 현재 받고 있는 의혹 이외에 횡령 혐의에 대한 항소심도 진행 중이다. 2013년 효성그룹 탈세 수사 당시 조 회장이 법인카드 16억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1심에서는 조 회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업무상배임 혐의도 집중추궁 = 지난해 7월 참여연대는 조 회장 등 효성의 사내이사 5명을 검찰에 업무상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효성의 갤럭시아포토닉스 신주 인수가 효성에 손해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2010년, 2011년, 2012년 세 차례에 걸쳐 인수하게 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갤럭시아포토닉스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각각 21억, 191억, 170억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었다. 영업적자가 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갤럭시아포토닉스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총 1만 1 639주의 신주를 발행했고, 효성은 이 중 1만 894주를 인수했다. 총 544억원 이상의 인수비용이 들었다.

특히 참여연대는 인수당시 효성의 주요주주인 조 회장이 갤럭시아포토닉스의 사내이사도 역임하고 있었다는 점을 들어 '쌍방대리의 자기거래적 요소'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이 행사한 효성의 대리행위와 본인행위 사이에 모순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이 효성의 사내이사로서는 갤럭시아포토닉스의 신주를 인수하게 하면서도, 정작 자신에게 배정된 신주에 대해서는 전량 매각했다는 설명이다.

조 회장 등 경영진이 갤럭시아포토닉스 인수과정에서 가능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조회장은 효성과 갤럭시아포토닉스의 사내이사를 동시에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갤럭시아포토닉스에 대한 내부 경영정보를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를 통해서도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유의적 의문' 의견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만큼 경영자로서 정보 수집에 소홀했다고 지적이 있었다.

검찰은 이번 소환조사에서 이런 의혹들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출석한 조현준 회장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수백억 원대 배임 의혹을 받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2018.1.17 xyz@yna.co.kr/2018-01-17 09:25:48/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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