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식 선물거래 국내 도입, 전문가 의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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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8-01-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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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카고서도 검증 안됐는데…"

  • 우리 실정에 맞는 시스템 필요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지난해 12월 11일 오전 8시(한국시간) 미국에서 선물 거래를 시작하면서 출범 8년 만에 제도권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5시부터 비트코인 2018년 1월물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가는 1만5460달러에 성사됐다. 사진은 지난 2016년 8월 3일 홍콩에서 보인 비트코인 표지. [연합뉴스]


시카고식 선물거래 시스템의 국내 도입과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가상화폐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과 시카고 거래소에서도 아직 성공 여부를 판단하지 못한 상황에서 섣부르게 도입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국내의 한 전문가는 "지난달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처음으로 시작하며 제도권 금융시장에 데뷔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상징적인 의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미국 은행들도 비트코인의 높은 가격 변동성과 버블 붕괴 가능성으로 인한 평판 하락을 우려해 선물거래 중개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엄격한 거래조건도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온라인 중개기관인 인터랙티브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는 CBOE 비트코인 선물 거래 시 매수계약당 9000달러, 매도계약당 4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서는 거래청산을 위한 100% 증거금이 필요하다. 비트코인의 기본가치에 기반한 평가가 난해한 점도 보수적인 기관투자자들의 자금투입 결정을 제약하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 요인도 있다. 가상화폐를 통화로 받아들이고 선물거래 시스템을 도입한다면, 자금세탁과 국부유출 방지에 도움이 된다. 가상화폐가 범죄수익금을 숨기고 탈세를 위한 자금 은닉처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해소되는 셈이다.

실제로 정부에서도 가상화폐를 옥죌수록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로 이동하고, 원화 밀반출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원화가 해외로 반출된 후 가상화폐로 전환되면 추적이 불가능해 국내 규제를 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제도권에 안착만 한다면 거래에 신뢰성을 확보하고 소비자 보호 등 공공성을 제고할 수 있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아직 비트코인을 파생상품으로 관리할 경우 어떤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할지에 대한 중장기적 데이터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가상화폐 선진국인 일본에서도 비트코인 파생상품 준비 움직임이 있는 만큼 국내 실정에 맞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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