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운명의 날'...호반의 성공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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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입력 2018-01-1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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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영권 프리미엄 감안해도 1조5천억 수준...입찰 가격이 관건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대우건설 본사 건물에 대우건설과 산업은행 간판이 내걸렸다.[사진=아주경제 DB]


국내 시공능력 평가 3위이자 지난 19년 동안 세 차례 주인이 바뀌는 수난의 역사를 가진 대우건설 매각의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현재 인수전에는 호반건설과 중국계 엘리언홀딩스간 2파전으로 압축됐지만, 매각 당사자인 KDB산업은행이 기준으로 정한 최저가격에 못 미칠 땐 매각을 원점에서 검토할 가능성도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19일 대우건설(보통주 2억1100만주)에 대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앞서 매각자문단 회의를 열어 예정가격을 비롯해 일각에서 제기된 분할 매각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과거 주당 가격을 1만5000원을 투입해 대우건설을 손에 쥐었지만, 매각을 위한 실사 때 7000~8000원에 이어 올해들어 6000원선이 붕괘돼 줄곧 5000대를 기록 중이다. 지난 17일 종가는 5750원이다.

이 상태라면 프리미엄을 더한 대우건설의 매각가격은 최대 1조5000억원에 그친다. 

이 경우 산업은행은 2조원 가량의 손해가 불가피하다. 그렇지만 당장 발등이 불이 떨어진 입장에서 어떻게든 매각을 마무리지겠다는 방침이다. 더욱이 건설산업의 어두운 미래도 유리하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

만일 인수후보자들이 턱없이 가격을 낮게 적어내면 산업은행이 매각 자체를 잠정 보류하는 초강수를 둘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헐값 논란'을 인식한 탓이다.

인수전에 뛰어들 곳과 이들의 전략에도 이목이 쏠린다. 먼저 호반건설의 경우 시공능력 13위의 중견건설사로 현금성 보유자산이 1조5000억원으로 전해졌다.

인수합병(M&A)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산업은행에 대우건설의 공동경영을 제안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구체적으로 대우건설 지분 50.75% 가운데 40% 가량을 우선 매입해 경영권은 확보하되, 재무부문은 산업은행이 지금처럼 경영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향후 2~3년 내 나머지 10.75% 지분을 사와 당장의 자금압박은 줄이면서 경영상 혼선 최소화 및 안정적 운영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중국계 투자회사인 엘리언홀딩스는 당초 인수 적격후보에 없었지만 지난달 열린 경영진 설명회를 시작으로 본격 참여했다. 엘리언그룹이 1988년 설립한 황폐화된 토지를 복원하는 사업 등을 자원개발회사로 통하지만, 그 실체는 불분명하다.

국내·외를 통틀어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본입찰 시 예가를 뛰어넘는 인수가액을 적어내 여러 궁금증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산업은행 측은 '헐값 논란'에만 마찰음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해외기업이라고 마땅히 거부할 명분이 없다. 예정대로면 본입찰 다음으로 23일께 최종 매각여부 등 과정을 거치게 된다.

전문가들은 대우건설이 외환위기 이후 공중분해되며 1999년 워크아웃,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매각됐다 2010년 산업은행에 다시 넘어가는 등 힘든 시기를 겪으며 경쟁력을 잃은 만큼 제대로 된 주인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인수 적격 후보들이 실사 과정의 내용을 공유하지 않는 만큼 정확한 의중을 파악킨 어렵지만 대체로 강한 입찰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매각을 일정대로 완수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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