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急死’(급사) 부르는 부정맥…건강검진 검사항목 제외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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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입력 2018-01-16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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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일본에선 정기검진 기준 마련돼 있어…무증상에 인지도 낮아 정기검진 필요

김영훈 대한부정맥학회장이 16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빌딩에서 열린 '부정맥질환 인지도조사사업 결과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부정맥학회 제공]


정부 주도 하에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이 추진되고 있음에도 부정맥 조기진단과 사망 예방에 대해서는 여전히 소홀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영훈 대한부정맥학회장은 16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빌딩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부정맥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건강검진에서 심전도를 이용한 선별검사는 도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정맥은 무증상이었다가 급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라며 “최근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부정맥 조기검진은 학회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정맥은 심장박동이 비정상적인 질환으로, 주로 65세 이상 고연령에서 나타난다. 무증상부터 경미한 가슴 두근거림과 흉통·실신·돌연사까지 환자 상태에 따라 증상이 매우 다양하다. 김 회장에 따르면 매년 국내에서 3만5000여명이 급성심장질환으로 사망하는데, 대다수가 부정맥과 연관돼있다.

여러 부정맥 중 가장 흔한 것은 심장 조직인 심방이 불규칙하게 뛰면서 맥박도 불규칙해지는 ‘심방세동’인데, 이는 뇌졸중 발생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때문에 유럽에서는 65세 이상 고령 환자 맥박이 불규칙할 경우 선별적으로 주기적인 심전도 검사를 시행하도록 하는 치료 기준이 마련돼 있다. 심전도 검사는 부정맥을 비롯해 많은 심질환을 진단·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10여년 전 건강검진 항목에서 심전도 검사가 제외됐다.

김 회장은 “일본에서도 65세 이상 건강검진에 대해선 심전도 검사가 적용된다”며 “현재는 검사 가격이 5000원 수준으로 저렴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인지도가 낮다는 것도 문제다. 학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9명(92.8%)은 ‘심방세동’에 대해 잘 모르거나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가슴 두근거림 경험 시 병원을 방문했다는 응답자는 15.4%에 그쳤다.

김 회장은 “부정맥은 무증상이었다가 급사로 이어질 수 있는데다,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가 낮아 건강검진을 통해 심질환 위험성을 주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심장학회에서는 이런 이유로 정부에 꾸준히 의견서를 보내 심전도 검사를 통한 부정맥 진단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2016년 12월 출범한 대한부정맥학회에서도 최근 보건복지부 실무자와 정기 세미나와 간담회를 갖고, 자료·공문 등을 전달하는 등 부정맥 진단 환경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회장은 “건강검진 항목에 심전도 검사를 추가하는 것 외에도 중증 환자에 대한 원격진료 허용 등 심질환 환자 사망위험을 낮추기 위한 진료 환경을 갖추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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