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후폭풍] 프랜차이즈 가맹점 “2명 인건비, 임대료 초과…가격 올려야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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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8-01-17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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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햄버거·커피·치킨 등 인상 한목소리

  • 영업단축 대신 원재료값 내린곳도

KFC 미아역점 내부 전경[사진=KFC제공]



최저임금 인상에 ‘사장님’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매장 한 곳에서 최소 두 명 정도 인력을 고용하는 경우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한 달 인건비는 임대료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사업자인 프랜차이즈 점주 입장에서는 최저임금 몇 천원 올리는 문제가 생계와 직결되는 셈이다.

국내 제과·제빵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 1위인 파리바게뜨에 따르면, 매장 운영을 위해 매달 점주가 부담하는 고정비에서 임대료는 10% 수준이다. 상권 특수성을 감안해도 월세는 평균 1000만~1500만원 선이다.

그 다음 비중인 인건비는 최소 기준으로 산정했을 때 아르바이트생 한 명당 100만원, 제조기사는 300만원이다. 하지만 한 달 매출이 6000만원 이상인 곳이면 교대시간을 감안해 매장 아르바이트를 두 명 이상 고용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게다가 파리바게뜨는 이번 노사협의로 제조기사 임금을 기존 대비 16.4% 올려주기로 했다. 올해는 본사가 인상분을 감당하기로 했지만,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내다보면 점주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직접 제빵제조 기술을 배우겠다는 점주들도 나타났다. 본사는 10~15주 진행하는 제조기사 기능인력 과정을 거치면 기본적인 제품은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서울 A여대 앞에서 파리바게뜨를 운영 중인 김모씨는 “제빵기사와 아르바이트생까지 한 번에 월급을 올려주면 인건비 부담이 배로 가중된다. 임금인상 취지에는 기본적으로 공감하지만 그 폭이 너무 급격하다”며 “매출 규모는 그대로인데 빵 값을 올리지 않고서는 견디기 어렵다. 점주들은 가격 인상 의견을 전달했는데 본사에서는 여론을 고려해 미루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외식업계 최저임금 문제는 결국 제품 값 인상 논의로 이어진다. 가맹점뿐만 아니라 직영점만 운영하는 스타벅스도 본사 소속 인력 인상분을 직접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커피 값을 올리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

앞서 맥도날드와 버거킹, KFC, 롯데리아 등 햄버거 업계는 이미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배달 서비스 직원 인건비 상승분을 감안해 별도로 배달 주문 최소 가능액을 올린 업체도 있다.

치킨 업체들도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본사는 가격에 대한 기준만 제시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일부 점주들은 매장 사정에 따라 가격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보다는 카페형 매장 메뉴 값에서 주로 가격 차이가 난다. 메뉴를 만들어 손님에게 제공하고 대접하는 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반면 가격 인상이나 영업시간 단축 대신 정면 돌파를 택한 업체들도 있다. 더본코리아의 빽다방은 일부 원재료 및 부자재 가격을 내려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덜기로 했다. 바리스타 밀크와 에이드, 소스 등 총 15개 품목에서 2~17% 가격을 인하한다. KFC는 영업시간을 1시간 늘리고 채용인원을 전년 대비 20% 확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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