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수입규제 '쓰나미'…정부 "결과 예측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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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8-01-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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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태양광 세이프가드 결정 시한 26일·세탁기 내달 4일…정부 '대화' 강조

  • 한미 FTA 2차 협상 이르면 이달 말 서울서 개최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 [사진 = 아주경제DB]


조만간 결과가 나오는 태양광·세탁기·철강 관련 미국발 수입규제 조치에 대해 정부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사실적인 통계수치에 기반한 무역상황을 미국 정부에 전달하고, 각 수입규제 조치별로 오해 해소에 나서는 등 전방위 설득에 주력했다.

한·미FTA 2차 협상과 관련해선 양국의 입장 차이를 확인, 향후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견해다.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9~11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백악관, 미 상무부 인사 및 미 의회 의원 등과 만나 최근 확대되는 수입규제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 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통상분야에서 미국 이익을 최우선시하고 있다"며 "미국이 20일 트럼프 취임 1주년과 30일 올 한해 국정 구상을 밝히는 연두교서 발표 시점을 계기로, 보호무역주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1일 무역확장법 232조와 관련, 한국산 철강 조사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제품의 수입활동에 대해 수입량 제한 등 무역조정조치를 내릴 수 있게 한 조항이다. 

한국산 태양광 패널과 삼성·LG전자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최종 결정도 각각 오는 26일과 내달 4일이 시한이다.

강 차관보는 이번 미국 방문을 통해 태양광 세이프가드가 미국 태양광 후방산업과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 한국산 태양광은 미국산 제품과 직접 경쟁하지 않는 고가 제품이라는 점 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세탁기 세이프가드와 관련,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현지공장 투자로 세탁기 세이프가드의 목적을 이미 달성했고, 과도한 수입규제는 현지공장 운영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조사에 대해서는 한국이 미국의 동맹이기 때문에 미국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한국이 저가 중국산 제품을 미국에 우회수출한다는 우려는 오해라고 설득했다. 

강 차관보는 “한국은 안전하고 신뢰 가능한 철강공급 국가이고, 한국산 철강수입은 미국 국가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안보를 이유로 한국산 철강 수입을 제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철강의 대미 수출 중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는 비중은 2016년 2.4%로 매우 낮다"며 "일방적인 규제보다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예측이 힘들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강 차관보는 예상 결과에 대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권한"이라며 "대통령의 결정은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권고안에 귀속되지 않아 어떤 결정을 할지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미FTA 2차 협상과 관련, 강 차관보는 "정부는 이익균형을 달성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지만, 미국은 양국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개정을 추진한다는 기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양국이 입장 차이를 보여 향후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미FTA와 수입규제에 대해 양국의 견해차는 분명히 있다"며 "수입규제는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등 주요 부처가 상당히 높은 우선순위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열린 한·미FTA 1차 개정협상의 후속협상에 대해서는 "1월 말 또는 2월 초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이번 주 미국 방문을 추진하다 연기한 것에 대해 강 차관보는 "미국 경제 관련 부처와 의회가 분주해 지금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3~26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하고, 30일에는 연두교서를 할 예정이어서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팀과 충분한 대화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수입규제 조사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돼 방미를 미룬 게 아니냐는 질문에 "장관이 가는 것은 수입규제 논의뿐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 구축도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지금 통상현안에만 너무 매몰된 형국인데, 산업과 에너지 협력 등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경제협력이 FTA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산업과 에너지 협력도 활성화할 필요가 있고, 이런 부분이 FTA 협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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