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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원자재 高에 반도체·車 등 직격탄

류태웅·김온유·김지윤 기자입력 : 2018-01-14 20:08수정 : 2018-01-14 20:08

[사진= 아주경제 그래픽팀. ]


우리나라 대표 업종인 전자, 자동차 등이 환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수출 경쟁력이 약화돼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 가운데 환차손으로 인해 실적 전망은 하향조정되고 있다. 엔저로 인해 판매가를 높일 수도 없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쳐 '삼중고(三重苦)'의 수렁에 빠졌다.

기업들은 외화 예금을 늘리는 한편, 환위험 헤지를 위한 결제 통화 다변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엔低까지··· 비상 걸린 전자·자동차 업계
반도체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57.4%를 차지했다. 국내 대표 반도체 수출 기업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66조원, 영업이익 15조10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잠정 발표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분기 기준 15조원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이는 애초 금융투자업계에서 예상했던 평균 전망치를 밑도는 것이다.

원인으로는 원화 강세가 지목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자 등은 제품 결제를 주로 달러로 하기 때문에 환율 급락에 따른 환손실이 불가피하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영업이익은 2~3%씩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한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뿐만 아니라 주요 통화 대비 원화 강세로 실적 둔화 영향이 예상보다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근창 현대차 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는 반도체 업종 전반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제조 원료인 웨이퍼 가격마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여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해외 매출 비중이 큰 자동차 업계도 원고(高)가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자동차 매출에서 해외수출 비중이 30~40%를 이른다.

반면 주요 경쟁국인 일본은 엔저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원·엔 환율은 현재 100엔당 940~950원 선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1년 미국 시장에서 10%에 달했던 현대차 '쏘나타'와 혼다 '어코드'의 가격 격차는 지난해 2%대까지 좁혀졌다.

김범준 LG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원화 강세는 자동차 산업에 부정적인 요소"라며 "특히 원화 강세와 상대적인 엔화 약세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켜 판매 감소 우려를 키운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기업들은 환율에 대한 위험 분산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며 "글로벌 생산 기지를 구축한 업체들은 환율 변동에 따른 최적 생산 물량 배치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高··· 원가 비중 높은 조선·배터리 침울
원자재 가격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서부텍스산원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70달러를 앞두고 있다. 주요 비철·희소금속 가격도 강세다.

조선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가 지난 3년간 심각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철강 가격이 오를 경우 원자재 가격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선박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강재 가격이 원가에 미치는 비중은 10%에서 20%까지 차지한다. 특히 선박은 수주단계에서 선가를 정하는 만큼, 원자재 가격 상승분은 업체가 부담해야 한다.

삼성SDI, LG화학 등 배터리 업체들도 아우성이다. 지난 9일 한국무역협회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의 주 원재료인 코발트 가격은 지난 1년간 131%가량 상승했다. 텅스텐이 58%, 리튬도 33%에 이른다.

이런 이유로 수출 기업들의 대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외환 거래 전문가를 통해 환위험을 관리하는 한편, 수출대금을 외화예금으로 맡기고 있다. 특히 결제 통화를 미 달러 외에 위안, 엔, 유로 등으로 다변화해 환율 변동에 대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성장률 3%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출이 견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 일환으로 원화의 급격한 강세를 예방하고, 외환 시장 안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훈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예를 들어 배터리에 들어가는 원자재 수급을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해외 광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주요 희소금속에 대한 비축제도를 내실화해야 한다"며 "4차산업과 연계된 소재·부품 분야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