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경기전망 잿빛론 퍼지고 있는데, 한국만 '장미'?....견해차 어디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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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8-01-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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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전문가들 "과도한 당 섭취(슈거하이)"란 표현까지 쓰며 경계...그들의 분석 살펴보니

[사진=연합/AP]


지난 5일부터 7일까지(현지시각)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에서 글로벌 경제 전문가들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경기 호황에 대해 경계론을 펼쳤다. 특히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 내에 퍼져있는 낙관론에 대해 ‘슈거하이(sugar-high, 과도한 당 섭취로 인한 일시적 흥분 상태)’라는 단어로 표현하기도 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글로별 경기 회복이 장기간 이뤄져 온 만큼 한풀 꺾일 수 있다며 우려의 뜻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조정으로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오히려 경기회복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 끝물인가?

미국 전문가들이 낙관론을 경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경제가 오랜기간 상승세를 유지해온 탓이다. 또한 중국의 높은 부채비율, 가상화폐 급락으로 인한 충격파 등 다수의 악재들도 경제를 냉각시킬 수 있는 촉매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 전문가들도 장기간 이뤄진 경기상승에 대한 피로감은 우려스럽다고 말한다. 올해까지 미국의 경제는 103개월째 확장을 지속해 오고 있다. 이는 역대 3번째로 긴 회복국면이다. 증시는 2009년부터 부동산은 2010년부터 꾸준히 상승해 오고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센터장은 “이미 경제성장이 2년 가까이 이뤄진 만큼 성장 모멘텀(성장동력)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경기 회복을 위한 모멘텀이 강하지 않아 올해 중 경기 방향이 바뀔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현재 과도한 부채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도 리스크다. 지난해 8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연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부채를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IMF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중국의 총부채는 28조달러(약 3경)으로 2008년 6조 달러 대비 5배 가까이 급증했다. 여기에 증시에서 이탈한 자금이 가상화폐 투자로 이어진 만큼, 화폐가치 급락으로 인한 충격파 역시 감당키 어려운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려는 기우’ 美 중심 경기회복 장기화 이뤄질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급격한 경기 둔화는 어렵다는데 입을 모은다. 이미 호실적을 기록중인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다 경기 싸이클이 확대중인 만큼 못해도 2년 이상 경기 회복세는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유럽과 미국의 경제가 동반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경기 순환 주기는 짧게 보면 1.5년에서 2년, 길게 보면 3~4년간 지속된다”면서 “추세로 볼 때 올해를 기점으로 2020년에서 2022년까지는 경기회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목 센터장은 “미국의 경기 둔화 압력은 적어도 2019년 이후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설비투자가 회복중이고 재고를 다시 축적하기 위해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는 등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장비리스금융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미국 설비투자는 전년대비 9.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증가율인 5.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국내 경제도 ‘긍정적’… 3%대 수준 성장률 전망

글로벌 경제 회복은 우리나라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설비투자는 수출주도형 국가인 우리나라에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창목 센터장은 한국은 3%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배경은 수출이다.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의 설비투자는 2016년 하반기부터, 중국 등 이머징 국가들의 설비투자는 2017년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글로벌 설비투자 확대는 한국의 기계 등을 중심으로 수출 경기에 긍정적 요인”이라며 “올해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10% 초반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출 호조를 중심으로 한 성장 회복세는 이어질 전망”이라며 “정부 주도의 내수 성장 역시 국내 경기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용욱 센터장도 “한국도 글로벌 경기 싸이클이 좋기 때문에 대외 여건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점은 부담요인으로 꼽았다. 올해와 내년을 정점으로 반도체 경기가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또한 강도 높은 규제정책도 경제성장에 제약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세계적으로 각 국가들이 감세와 규제 완화 정책을 내세우는 반면 한국은 반대”라면서 “한국은 글로벌 경기보다는 좀 더 이른 시점에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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