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어 인텔까지 집단소송 잇따라··· 'CPU 게이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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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18-01-0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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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글로벌 IT(정보기술) 공룡들이 잇따라 '제품 품질 논란'에 휩싸였다.

애플의 '배터리 고의 성능저하' 논란에 이어, 수 개월간 감춰온 인텔의 'CPU(중앙처리장치) 보안 취약점' 문제까지 드러나면서, 두 회사를 향한 집단 소송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8일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오리건, 인디애나주 등 3곳에서 인텔을 상대로 한 집단 소송이 접수됐다. 소송에 참여한 소비자들은 인텔에 불법 거래 행위와, 부당 이득 축적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소비자들은 반도체 칩의 해킹 취약성과, 인텔이 이를 파악하고도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입은 추가적인 손해 등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달 초 영국 기술 전문 사이트인 레지스터는 인텔이 지난 2006년부터 약 10여년간 판매한 CPU 칩에서 비밀번호, 암호 키 등을 빼낼 수 있는 해킹 취약점이 발견됐고, 작년 6월 인텔이 이를 인지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공개된 구체적인 보안 결함은 '멜트다운', '스펙터' 2가지이다. 멜트다운은 CPU 내부에 있는 캐시 메모리에 임시 저장되는 정보 중 일부가 외부로 유출될 수 있는 보안 취약점을 말한다.

스펙터는 CPU 속에 담겨있는 수많은 명령어에서 일어나는 버그를 악용한 보안 취약점이다. 이 버그를 이용하면 해킹 프로그램이, 다른 응용 프로그램이 담긴 메모리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멜트다운은 인텔 CPU에서 스펙터는 인텔을 포함해 AMD, ARM CPU 등에서 확인됐다. 

멜트다운과 스펙터가 공개된 이후 인텔과 AMD 등은 공식 성명을 통해 자사 입장과 향후 대책 등을 발표했다. 하지만 소비자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보다, 해명에 급급하면서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인텔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IT 업체들은 잇따라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발표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보안 업데이트를 통해 해킹 공격을 100% 막을 수 없고, 보안 패치시 CPU의 성능이 최대 30%까지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능 저하 문제는 일반 사용자보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서비스 호스팅 업체에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인텔 CEO(최고경영자)의 부적절한 처신도 문제가 되고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는 지난해 11월 29일 인텔 CEO가 반드시 보유해야 하는 최소 주식인 25만 주를 제외한 나머지 보유 주식 88만 9878주를 매도했다. CPU 결함이 공개된 이후 인텔의 주식은 급락해, CEO가 이 사실을 숨긴 채 인텔의 주식을 팔아치웠다는 의심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인텔보다 앞서 집단소송에 직면한 애플은 추가 집단소송 움직임이 확산되고있다. 지난 4일 미국 오하이오주 연방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500만 달러(약 53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추가로 접수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20일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일부러 제한했다고 시인한 이후 현재까지 제기됐거나 추진 중인 소송 건수는 이스라엘, 한국, 호주 등 6개국에서 총 26건에 이르게 됐다. 여기에는 프랑스에서 소비자 단체가 낸 형사소송도 포함됐다. 법무법인 한누리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소송참여 희망자가 30만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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