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균열…전쟁발생 때 中 북한군 안도울 수도"…"美 양국 변화 파악해야" 지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은숙 기자
입력 2018-01-07 16:1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쑹타오 중국 특사 북한 홀대 이후 양국 관계 급냉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중국과 북한 간의 균열이 커지고 있다. 한반도에 전쟁이 다시 발생할 때 중국은 더 이상 북한을 돕지 않고 북한의 반대 편에 설 수도 있다는 주장까지 최근 제기되었다.

한국전쟁 당시 마오쩌둥은 북한과 중국의 관계를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말로 서로 떨어질 수 없는 밀접한 관계)'으로 규정하면서 북한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과 위상이 변화하면서 북한과 중국을 더이상 동맹국이라 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생존이 아닌 자국 이익을 위해 움직일 것" 

오리아나 마스트로(Oriana Skylar Mastro) 조지타운대 교수는 포린어페어스(FA) 신년호에서  '중국이 북한을 구하지 않을 이유(Why China Won't Rescue North Korea)'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지난 20년 동안 북·중 관계는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면서 미국은 이같은 변화를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북한이 지난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반복하면서 도발을 이어가자 중국에 압력을 넣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중국이 북한에 제대로 '실력 행사'를 하지 않을 경우 무역 등에서 보복을 가할 수 있다고 위협에 나서기도 했다. 북한이 경제·외교적으로 중국에 크게 의존해 있는 만큼 중국의 압력이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마스트로 교수는 "이같은 생각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할 경우 중국이 북한을 돕거나 북 정권이 붕괴할 경우 난민들이 중국으로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군대를 국경에 배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지난 20여년 동안 북·중 관계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면서 "중국은 북한의 통제되지 않는 행보에 지쳤으며, 향후 전쟁이 발생하거나 북 정권이 붕괴할 경우 북한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자국의 이익을 위해 움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반도의 지역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이 한반도에서 무엇을 얻길 원하는 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스트로 교수는 "한반도에 유사 상황이 발생해 중국군과 미군이 대규모로 배치될 경우 양국 모두 원치않는 전면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미국이) 중국과 북한의 연대가 얼마나 약한 지 북한의 핵 무장에 대해 중국이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 지를 파악한다면 미·중 양국은 놀랍도록 공통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으며, 우발적 전쟁을 줄일 뿐만 아니라 제 2의 한국전쟁이 발발할 경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전 발생 때 중국군이 북한군의 반대편에 설 수도"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최근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은 최근 외신에서 부쩍 자주 등장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금까지 한번도 만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북한과 중국의 외교관계 거리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가장 큰 근거로 꼽히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최근 보도했다.  

특히 영국의 익스프레스는 "전문가들은 쑹타오 중국 특사가 북한을 찾아 홀대를 당한 뒤 양국의 관계는 급격하게 악화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마스트로 교수는 특히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할 때 중국군이 북한 군대를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편에 설 수도 있다고 중국 군 내부 인사가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이 도발해 전쟁이 일어날 경우 유사시 군사력의 상호 투입을 명시한 조·중 상호원조조약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고 수차례 공언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난 10여년간 조·중 상호원조조약의 이행을 주장하는 중국 핵심 인사를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마스트로 교수는 "중국의 인민해방군(PLA)은 만약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김정은 정권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전후 한반도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 군사 개입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아시아 지역 내에서 중국과 미국과의 영향력 경쟁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중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전쟁이 일어날 경우 북한 내 핵무기 시설 확보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스트로 교수는 "비핵화의 측면에서는 중국의 개입이 미국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지리적·인력적·군사적으로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접근이 용이한 중국이 유사시 먼저 북한의 핵시설에 접근하는 경우도 상정해봐야 하며, 북한이라는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