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韓 드라마 제작 환경 변화 절실, '화유기'만 겨냥하는 것 아냐"…언론노조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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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름 기자
입력 2018-01-0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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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언론노조회의실에서 언론노조와 MBC 아트 관계자, '화유기' 추락사고 피해자 동료, '혼술남녀' 故 이한빛 PD 유족이 참석한 가운데 tvN 드라마 '화유기' 제작 현장 추락 사고 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언론노조가 tvN ‘화유기’ 스태프 추락사고의 이면에 한국 드라마 제작환경의 고질적 안전부감증이 자리하고 있다며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일 오후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tvN 주말드라마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 / 연출 박홍균 / 제작 JS픽처스) 현장에서 발생된 스태프 추락 사고와 관련,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피해 조합원 동료와 ‘혼술남녀’ 조연출로 일하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故 이한빛 PD 유가족 등이 참석했다.

먼저 ‘화유기’ 현장에서 사고를 당한 스태프가 조합원으로 소속된 언론노조는 기자회견장에서 현장 조사 결과 및 드라마 제작 현장 개선을 위한 정부차원 대책 요구 등을 발표했다.

이날 언론노조는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 “무리한 편성에 따라 장시간 노동이 반복되는 가운데 계약 내용에 없는 무리한 작업 요구가 빈번해 스태프들의 피로가 누적된 상황이었고, 제대로되 설계도면도 없이 부실한 자재로 시공한 환경, 안전장비 없이 무리한 작업 요구를 수행하다 추락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전 수일간 소도구담당팀은 새벽4시까지 작업하는 등 장시간 노동에 내몰렸고 사고 당일도 오전부터 작업을 시작해 새벽 1시경 종료하고 숙소로 돌아가려던 상황에서 추가 작업 요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언론노조가 ‘화유기’ 및 현재 제작중인 드라마 현장에 요구하는 사안은 여섯가지다.

첫째, 제작중인 모든 드라마 현장에 대한 긴급 실태 조사를 실시할 것.

둘째,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할 것

셋째, CJ E&M은 궤적인 개선 방안과 이행 계획을 종사자들과 시청자들 앞에 내놓을 것

넷째,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추가 쟁점에 대한 조사와 안전 대책도 강구할 것.

다섯째, 드라마 제작 관행과 시스템을 바꿀 것.

여섯 째, 정부 및 CJ E&M, JS픽쳐스, MBC아트는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고 피해자 치료와 회복을 위해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일 것 등이다.

언론노조는 촬영 현장 조사 영상을 공개하며 해당 촬영장에 문제가 있었음을 밝혔다. 언론노조는 “사고 후에도 현장 안전 대채없이 위험요소가 가득했다. 제작진 현장 책임자는 업무 지시가 아니라 고지였다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엄벌 등 안전 확보시까지 작업 중지 명령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및 스태프 측은 ‘화유기’ 및 촬영 현장 개선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중이다. 언론노조 측은 “방송 제작 환경에서 있었던 일들은 한 번도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동안 많은 스태프들이 다쳤고 목숨까지 잃었고, 심지어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 많은 네티즌들은 ‘화유기’가 제작이 되느냐 안되느냐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저희는 이번 일을 계기로 방송 현장에서의 안전 사고와 안전 불감증, 그리고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취지가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특히 김환균 위원장은 현장 방문 당시 무질서한 촬영 현장놀랐다며 안전 사고에 대한 대책이 없었다고 전했으며, 피해자 보상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우리는 안전하게 제작 환경을 만들어 나가자는 것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 우리가 ‘화유기’ 제작팀을 겨냥해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밖의 모든 제작 현장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다. 방송 제작 현장의 문화를 한 단계 높이는데 힘 쓸 수 있도록 관심 부탁드린다”고 마무리했다.

‘화유기’를 둘러싼 논란과 잡음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여전히 사고 스태프에 대한 보상 방안이 결정되지 않았고, 합의에 이르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기 떄문이다. tvN 역시 이와 관련해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한편 ‘화유기는’ 첫 방송 당일인 지난해 12월 23일 한 스태프가 천장에 조명을 달다 추락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사고 당일 스태프는 경기도 소재 종합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척추골절로 인한 하반신 마비, 두부 충격으로 인한 두 개강내 뇌출혈 증상을 보였다. 이후 26일 보호자와 담당의사 치료 관련 협의 후 오후 1시경 허리골절 치료를 위한 수술을 진행했으며, 2018년 1월 3일 오후 상당 부분 호전됨에 따라 일반 병실로 이동했다.

현재 피해 스태프는 의식은 또렷하게 회복했지만 몸은 움직일 수 없는 상태다.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은 지난 12월 28일과 29일 언론노조의 요청에 따라 경기 안성시 이룩면에 위치한 ‘화유기’ 세트장을 찾아 추락사고 현장 근로 감독을 실시했으며, 1월 2일과 3일에 추가로 조사했다. 또 사고 당한 스태프가 소속된 MBC아트는 12월 28일 CJ E&M 계열사이 JS픽쳐스 법인과 대표, 미술감독 등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고발해 안성경찰서 형사3팀에서 수사를 진행중이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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