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中 철수 애먹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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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18-01-0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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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마트보다 사업규모 커, 매각작업 넉달째 계속…롯데, 3차 차입금 투입할 판

중국 장쑤성 롯데마트 매장 문에 영업 정지를 알리는 중국 당국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롯데마트가 '중국 탈출'에 애를 먹고 있다.

롯데마트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이후 지난해 9월부터 중국 점포의 매각 작업을 추진해 오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태다.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해 현지 사업자를 다각도로 접촉 중이지만 예상외로 고전 중이란 전언이다. 특히 이미 중국 이마트를 인수한 태국 CP그룹과의 협상에 진전이 있었으나 마무리를 짓지 못해 매각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장기화됨에 따라 그룹 차원에서 롯데마트에 대한 추가 수혈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8월 31일 3억 달러(약 3400억원)를 차입해 긴급자금으로 사용 중이지만 조만간 모두 소진될 처지에 놓였다. 차입금이 거의 바닥난 상황에서 매달 나가는 운영자금만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는 올해 상반기 내 매각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3차 차입금을 구해야 될 상황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중국 내 99개의 사업장을 운영 중이지만 지난해 3월 사드 보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87개 점포의 영업이 중단됐다. 나머지 점포들도 일부 한국인 소비자만 찾을 뿐 매출이 급감한 상태로 알려졌다.

반면 롯데마트보다 10여년 일찍 중국에 진출했던 이마트는 지난달 중국사업 철수를 사실상 완료했다. 1997년 중국에 진출했던 이마트는 한때 매장이 30개가 넘었으나 사업에 어려움을 겪으며 2011년부터 점포를 줄여나갔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롯데마트의 경우 이마트보다 진출 시기가 늦었으며 중국 내 점포도 100여개에 달할 정도로 사업규모가 커 철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이마트와 달리 사드 보복의 직접적인 대상으로 롯데그룹이 거론된 만큼 정부의 개입이 많은 중국시장의 특성상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열린 한·중 정상회담으로 사드 훈풍의 분위기도 기대했으나 롯데만은 그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어려운 배경이 지속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현지에서 매각 주관사를 통해 꾸준히 상대를 물색하고 계약을 추진하려는 노력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업이 스스로 감당하기에는 다양한 외교적 문제도 얽힌 상태로 파악돼 최소 서너달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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