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무기계약직 1288명 정규직 전환...노노(勞勞) 갈등 불씨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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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주 기자
입력 2018-01-0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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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새해 두 시간 앞두고 정규직 전환 발표...“동일 직종 부여 및 직종 신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31일 서울교통공사 무기계약직 1288명 전원을 정규직(일반직)으로 일괄 전환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지하철 2호선 내부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시가 시 산하 공공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서울교통공사 무기계약직 총 1288명을 오는 3월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지만 내부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시는 무기계약직 1288명을 오는 3월부터 정규직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8년 새해를 2시간여 앞둔 지난해 12월 31일 밤 10시에 이뤄진 극적인 타결이다.

시는 당초 올해 1월을 서울시 산하 기관 무기계약직 2400여명의 정규직 전환 시기로 잡은 바 있다. 서울지하철노동조합에 따르면 시 산하 공공기관 무기계약직은 총 2442명으로 서울교통공사의 무기계약직은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정규직화 방안은 기존 정규직과 같은 업무를 하는 경우 동일한 직종을 부여하고 다른 업무를 하는 경우 직종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임금 수준도 기존 일반직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임시 직급체계는 근무연수 3년이 기준이다. 서울교통공사에서 3년 넘게 일한 직원은 최하위직급인 7급으로 임용되며, 근무 기간이 모자란 직원들은 임시로 7급보(補) 직급으로 들어간다. 이들은 근무연수 3년을 넘기는 시점에 7급으로 전환된다. 단, 3년 미만 근무자는 별도의 직무 교육과 직무 역량평가를 통해 7급 임용 기회가 부여된다.

정규직과 다른 업무를 한 무기계약직들의 정규직화를 위해서는 스크린도어(PSD) 보수원과 지하철 보안관 등 새로운 직종이 신설된다. 서울교통공사는 외주를 통해 고용했던 스크린도어 보수원을 지난 2016년 5월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사고 이후 직접 고용해왔다.

하지만 무기계약직의 정규직화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내부 구성원들의 노노(勞勞) 갈등이다. 무기계약직들은 ‘차별 없는 정규직 일괄 전환’을 요구했지만, 정규직들은 시험을 보지 않고 정규직이 된 이들에 대해 ‘역차별 없는 공정 임용’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달 3~4년차 정규직 직원들로 구성된 ‘공정사회를 염원하는 서울교통공사 청년모임’은 ‘합리적인 차이 없는 무기직 일반화에 반대한다’며 지난해 11월 서울교통공사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반면 스크린도어 정비 분야를 비롯해 서울교통공사 무기계약직들이 모여 만든 업무직 협의체는 ‘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을 실현하라’며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서울지하철노동조합 측은 이번 합의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최우선 문제인 비정규직 차별 해소에 공공기관 노사가 앞장섰다는 점에서 주목할 점”이라며 “각종 차별에도 불구하고 ‘무기계약직도 정규직’이라고 간주해온 고용 관행을 바로잡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 CI.[이미지=서울교통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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