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남매사망 광주 아파트 화재 친모 긴급체포“이불에 담뱃불 비벼끄고 딸 안고 잠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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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효 기자
입력 2018-01-0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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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화 증거나 자백 아직까지 안 나와

 31일 오전 2시 28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4살·2살 남아와 15개월 여아 아이 3명이 숨졌다. 경찰 과학수사대가 화재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에 들어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3남매(4세·2세 남아,15개월 여아)가 사망한 광주 아파트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사망한 3남매의 친모 A씨(22세)를 긴급체포했다.

광주 아파트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북부경찰서는 지난 해 12월 31일 자택에 불이 나게 해 자고 있던 삼 남매를 죽게 한 혐의(중과실 치사와 중실화)로 친모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이날 오전 2시 26분쯤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 11층 주택에서 담뱃불을 이불에 비벼 꺼 화재가 발생하게 해 3남매가 사망하게 한 원인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감식과 진술 조사결과 방화 혐의를 입증할 증거나 자백이 나오지 않아 방화 혐의는 적용 안 된 상태로 사망한 3남매의 친모 A씨는 긴급체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담배를 피우다 15개월 딸이 칭얼대자 이불에 담뱃불을 비벼끄고 딸을 안고 잠이 들었다”며 “나 때문에 불이 난 것 같다”며 관련 혐의를 인정했다.

현행 형법 제171조(업무상실화, 중실화)에 따르면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해 불을 내 물건을 태워 없앤 자는 3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한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ㆍ중과실 치사상)에 따르면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해 사람을 사상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A씨와 전 남편 B씨(21세)는 10대였던 지난 2011년부터 동거해 왔고 2015년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생활고에 따른 양육문제와 성격 차이로 갈등이 심해졌고 지난 해 12월 27일 법적으로 이혼했지만 같은 집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혼 조건은 A씨가 3남매의 양육을 맡고 B씨는 매달 양육비 90만원을 지급한다는 것이었다.

3남매의 양육을 책임지게 된 A씨는 지역의 한 산업단지에서 일하다 실직해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A씨 부부는 지난 해 1월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했지만 ‘A씨 친정 부모가 부양 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거부됐다. 이후 A씨 가족은 일용직 일을 하는 남편이 다리를 다쳐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120만원 정도의 긴급생활복지지원을 몇 차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3남매의 양육 책임까지 지게 된 A씨는 광주 아파트 화재 발생 전후로 B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3차례 보내고 음성통화를 9차례 시도했다. 주요 내용은 “난 이 세상에서 사라질거야” “죽을거야” 등이었다.

이에 따라 광주 아파트 화재 발생 직후,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3남매 양육 책임을 지게 된 A씨가 자기의 처지를 비관해 일부러 불을 내 3남매를 죽게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었다.

광주 아파트 화재에 대해 친모 A씨를 긴급체포한 경찰은 추가 조사를 해 구속영장을 신청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앞으로 감식·부검 결과를 분석하고 추가 진술 조사를 해 고의로 불을 지른 증거 등이 나오면 살인죄를 적용할 방침이다.

친모 A씨는 긴급체포되기 전 병원 이송 직후 최초 경찰조사에서 “술에 취해 라면을 끓이려고 주방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놓고 작은방으로 들어가 잠이 들었다”며 “밖에서 불이 난 것을 확인하고 베란다로 대피했다”고 말했다가 진술을 번복했다.

A씨는 광주 아파트 화재 전날 저녁인 지난 해 12월 30일 오후 7시 40분쯤 B씨와 함께 삼 남매를 집에 남겨두고 집을 나와 지인과 함께 술을 마셨다. 소주 9잔에 만취한 A씨는 동전노래방에서 4000원어치 노래까지 부르고 택시를 타고 비틀거리며 지난 해 12월 31일 오전 1시 50분쯤 귀가했다.

B씨는 지난 해 12월 30일 오후 9시 44분쯤 삼 남매를 보호자 없이 남겨 두고 피시방에 가 게임에 몰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A씨는 광주 아파트 화재 발생 직후 자녀들을 이불로 덮었고 아이들을 대피시키지 않고 혼자 베란다로 향해 구조를 요청했다. 화재 신고는 B씨 친구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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