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美 감세 영향 제한적… 4분기 실적둔화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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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원 기자
입력 2017-12-2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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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감세안을 통과시켰지만 우리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비우호적인 환율 흐름 탓에 대형 수출주에 대한 4분기 실적 전망이 어두워진 점은 부담스럽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의회가 세제개편안을 통과시키자, 미국과 글로벌 증시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법인세 인하는 미국 기업들의 내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높일 수 있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3~10% 상향을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와 글로벌 증시 간 수익률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이 생겼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현상으로 이어지기 어려워 보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세재개편안 결과가 일시적으로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디커플링을 부추기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완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럽 증시도 세제개편안 통과 후 하락했다. 서상영 연구원은 "미국 기업이익 개선과 배당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며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자금 유출 우려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되레 한국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세금 감면으로 자금이 유입된 가계와 기업은 새로운 물품을 구매할 수 있고, 결국 신흥국 수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현지법인 매출 비중이 큰 한국 기업들도 수혜를 누릴 수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법인세 인하 조치가 실행되면 내년 미국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8.3%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를 현재 주가에 반영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8.3배에서 17.1배까지 낮아진다"고 덧붙였다.

법인세 인하는 미국 설비투자를 자극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즉, 설비 노후화와 풍부한 자본 확충 등 내년 미국 기업들의 설비투자 촉진에 필요한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 줄 전망이다. 조연주 연구원은 "한국 기업은 미국 세제개혁의 직접적인 수혜보다 간접적인 영향을 더 받게 될 것"이라며 "미국 내 법인을 보유한 한국 기업의 경우 법인세 인하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법인 매출 비중이 커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정보기술(IT) 기업과 넷마블, 이노션, 동원산업 등을 제시했다.

단, 영향이 가시화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세재개혁안 통과는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에 긍정적"이라며 "다만 연말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금융시장 소강 국면이 이어질 것이므로, 자산시장 전반의 확산효과는 제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가 올해 두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지만, 원인은 기업들의 4분기 실적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올해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인 이유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 덕분이었지만, 4분기 실적은 전분기에 비해 저조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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