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밥 먹는 노량진 결핵도 같이 먹는다?..후진국병 OECD국가 중 압도적 1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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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7-12-2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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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숫자로 알아보는 한국의 결핵 현황…OECD 가입국 중 압도적 1위

  • 높은 인구밀집으로 인해 전염 속도 빨라

[사진=연합뉴스]

크리스마스씰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지만, 결핵의 공포는 여전하다.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19일 결핵 확진자가 추가로 발견된 것. 지난달 29일에도 확진자가 확인된 바 있다.

2명의 환자는 각자 다른 학원에 다니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핵의 확산 범위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노량진에 소재한 학원 수강생 전원을 대상으로 한 결핵 검진을 검토 중이다.

한국은 '결핵 1등' 국가라고 할 만하다. 일반적으로 후진국형 질병으로 분류되지만, 한국은 OECD 가입국 중 결핵 발생률은 물론 결핵으로 인한 사망률 모두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결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결핵환자는 3만9245명에 달한다. 전년의 4만847명에 비해서는 소폭으로 감소한 숫자다.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 또한 2012년 2466명, 2013년 2230명, 2014년 2305명, 2015년 2209명, 2016년 2186명으로 완만한 곡선으로 하락 중이다.

OECD 가입국들과 비교하면 단연 압도적인 수치다. 한국의 경우 2014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 당 결핵 환자는 101명이다. 미국이 3.8명, 독일이 7.8명, 일본은 23명 수준이다. 한국과 경제 규모가 비슷한 이탈리아(7.3명), 호주(8.1명)과 비교해도 '넘사벽'이다.

뿐만 아니라 아직 발병하지 않았지만 결핵균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치를 의미하는 잠복결핵 감염률은 33.2%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월 공개한 질본 국정감사 자료에 따른 수치로서, 1700만명을 넘는다. 이들 중 10%는 실제로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 유난히 환자가 많은 것은 공기를 통해 쉽게 전염되는 결핵의 특성 탓이다. 인구가 초집중된 사회적인 상황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언뜻 드러나 듯 전염병을 가볍게 여기는 인식도 전염 속도를 부추기기도 한다.

전국 17개 시도 중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서울시(2017년 기준 1㎢ 당 16154명 거주)에서 지난해 결핵에 감염된 이들은 5769명으로 전체 2위다. 경기도의 경우 인구밀도는 낮지만, 새로운 환자는 6577명으로 가장 많은데, 서울로 통학·통근하는 주민들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1㎢ 당 4454명이 살고 있는 인구밀도 2위 부산에서도 결핵 환자가 많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후진국병'이라는 인식과 달리 한국에서 결핵은 대도시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질본 또한 지난해 국가결핵관리지침을 통해 "2000년 이후 학교·시설 등을 중심으로 소집단 결핵의 산발적 발생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일상적인 건강 관리를 통해 면역력을 높이고, 결핵균에 전염되지 않도록 기침예절·환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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