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 등 北 워너크라이 배후 공식 지목...추가 대북 제재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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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7-12-2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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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북한 해킹 연계설 첫 인정..."워너크라이 공격은 북한 소행"

  • "영국·호주 등도 북한 소행 동의...사이버 공격 겨냥 제재 필요"

[사진=연합/로이터]


미국 정부가 ​'워너크라이(WannaCry)' 랜섬웨어 해킹 공격의 배후로 북한을 공식적으로 지목했다. 북한의 도발이 기존 핵·미사일 프로그램에서 사이버 영역까지 확대되면서 사이버 공격을 겨냥한 제재 등 미국의 추가 대응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토머스 보서트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은 19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이 사용했던 사이버 도구와 운영 인프라 등 기밀 정보들을 면밀하게 조사한 결과 북한 정부와 연계된 사이버 기업들이 워너크라이 공격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북한 정권의 지시로 이뤄진 소행으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또 "영국과 일본,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각 정부도 이번 분석 결과를 토대로 북한의 소행이라는 데 동의했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워너크라이 공격 당시 국민보건서비스(NHS) 등 의료체계가 마비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보서트 보좌관은 이어 "우리를 해치거나 위협하려는 모든 세력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그간 다각도의 대북 제재를 가했던 만큼 추가 압박에 대한 여력이 많지 않지만 압박 전략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겨냥한 추가 제재의 여지를 남긴 것이다. 

미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이날 보도를 통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워너크라이 공격을 명령했다는 사실을 뒷밤침하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북한이 주요 인프라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정교한 사이버 부대를 구축하고 있다"며 "다음 타깃은 내년 2월 예정된 평창 동계올림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 북한의 해킹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 증거는  밝혀지지 않아 발표 시점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4년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해킹 의혹을 포함, 북한이 광범위한 해킹을 시도했다는 주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나왔으나 미국 정부가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만큼 미국 정부가 국제사회와의 협조를 통해 역대 최고 수준의 제재를 가하고 있음에도 효과를 내지 못하자 최후의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BBC는 "미국 정부의 주장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사이버 테러'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사회에 북한의 위협 가능성을 호소해 추가 압력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한 시도"라고 분석했다. 

워너크라이는 MS 윈도 운영체제의 취약점을 겨냥한 랜섬웨어로, 컴퓨터 내 디지털 파일을 암호화한 뒤 비트코인 등으로 몸값을 요구하는 형태다. 지난 5월 시작된 워너크라이 공격은 세계 150여개국에서 병원, 공공기관 등 23만대 이상의 컴퓨터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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