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전망 '극과극'…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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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차이나 황현철 기자
입력 2017-1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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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F·ADB 등 성장률 상향 조정

  • 中 재정부도 "외부 환경 좋아져"

  • 인민은행 총재 '자산 거품' 경고

  • 무디스, 과다 부채 이유 부정적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세계은행(WB) 등을 비롯해 중국 정부 및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최근 잇달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반면, 잊을만하면 고개를 드는 '중국 경제 위기설'은 중국 고위 당국자들까지 공개적으로 '민스키 모멘트', '회색 코뿔소' 등을 거론하며 힘이 실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다양한 규제책을 내놓으며 금융리스크 억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향후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이유다.

ADB는 지난 13일 발표한 '2017년 아시아 발전 전망' 보충 보고서에서 강력한 소비 동력을 바탕으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종전 예측치에서 0.1%P 상향 조정한 6.8%로 전망했다. 올해만 두 번째 상향 조정이다. 내년 전망치는 종전과 같은 6.4%를 유지했다.

IMF는 올 들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세 차례나 인상했다. IMF는 지난 10월 발표한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6.8%를 두고 "올 상반기 중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와 외부 수요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장룽메이(張龍梅) IMF 주중대표처 부대표를 인용해 "올해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중국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 밖에 공급측 개혁이 진전을 보이면서 수출지향적 성장에서 소비 주도로 재균형을 되찾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WB도 19일 발표한 '중국 경제 업데이트'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6.8%로 상향했다. 지난 10월 전망한 6.7%에서 0.1%P 높인 것이다. 세 국제기구 모두 글로벌 경기 회복세, 중국 내수시장의 힘, 구조개혁의 성과 등을 바탕으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중국 인터넷매체 왕이(網易)는 주광야오(朱光耀) 중국 재정부 부부장이 국제기구들의 낙관적인 전망에 대해서 "중국 경제 성장이 글로벌 경제회복을 이끌고 외부환경도 개선하면서 성장에 더욱 유리한 조건을 제공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주 부부장은 "IMF가 예측한 미국(2.2%), 유로존(2.1%), 일본(1.5%)의 경제 전망치와 함께 작년 마이너스 성장에 빠져있던 러시아와 브라질은 올해 플러스 성장 전환이 기대된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주요 경제체의 성장 전망이 일제히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대표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도 얼마 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8%로 발표하며 중국 경제가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러한 낙관론과는 달리 중국 경제가 과거 장기간 고속 성장을 거듭하며 키워온 금융리스크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달 6일 인민은행 홈페이지에 '시스템적 금융리스크 발생 방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 글에서 저우 행장은 거시적 측면에서 금융부문의 높은 레버리지율과 유동성 리스크, 미시적 측면에서 금융기관의 신용리스크, 그리고 그림자은행과 금융범죄 리스크를 지적하며 중국 금융의 경계 대상으로 '검은 백조(Black Swan, 예상할 수 없는 위험)'와 '회색 코뿔소(Grey Rhino, 예상되지만 간과하는 위험)'를 꼽았다.

저우 행장은 지난 10월에도 ‘민스키 모멘트’를 언급하며 자산 거품을 경고해 충격을 줬다. '민스키 모멘트'는 과도한 부채가 이끈 경기호황이 끝나고, 채무자의 부채상환능력 악화로 자산가치가 폭락해 금융시스템이 붕괴하는 시점을 말한다.

IMF도 가장 최근 발표한 '2017 중국 금융시스템 안정 평가 보고서(FSSA)'에서 중국 금융시스템의 역할과 규제 조치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하면서도 그 규모와 복잡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세 가지 잠재적 리스크로 신용대출 확장으로 늘어난 기업과 가계부문의 부채, 고수익 투자상품에 대한 수요와 은행 부문의 규제 강화로 나타난 차익거래 및 갈수록 복잡해지는 투자 방식, 보편화된 음성적 담보를 꼽았다.

보고서는 또 중국 33개 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자산건전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자본 부족분이 GDP의 2.5% 수준이라며 현재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디레버리징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민은행은 극단적인 가정 하에서 테스트에 참가한 은행 총 자산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은행의 기본자기자본(Tier1)비율이 여전히 7% 이상으로, 이는 중국 금융시스템의 리스크 대비 능력이 충분함을 보여준다고 반박했다.

또한 2017년 이후 국유기업의 이윤이 대폭 반등하고 있으며, 지방정부 채무의 많은 부분도 미래 수익 자산으로 대응이 된다고 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중국 지방정부: 2018년 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중국 지방정부의 방대한 기초건설 수요가 지방 국유기업의 부채를 계속 증가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내년 중국 지방정부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했다. 3년 연속 부정적 전망이다.

이 보고서는 2017년 9월 말까지 중국 국유기업의 부채가 47조6000억 위안(약 7809조7320억원)으로 전년 연말 대비 20.9% 증가했고, 이는 올 6월 말 지방정부의 직접 채무 15조9000억 위안의 3배에 육박하는 규모라며 지방 국유기업의 높은 레버리지율을 경고했다.

녜후이화(聶輝華) 중국인민대 경제학원 부원장은 본지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지방정부 부채와 기업부채는 모두 높은 수준이다"며 "국부적으로 금융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은 있으나 이러한 위험이 국가적 금융위기로 확산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녜 부원장은 그에 대한 근거로 △중국 정부의 금융기관 관리능력 △중국 금융업의 약한 개방 정도 △금융혁신 상품에 대한 엄격한 관리 등을 꼽았다.

녜 부원장은 향후 중국 경제 전망에 관해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에서 중고속 성장으로 전환되는 것 자체가 (중국의 입장에서) 거대한 도전이다"며 "성장 속도가 더 떨어질 수 있지만, 개혁과 경제구조 전환에 성공한다면 중국은 한동안 중고속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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