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학살 책임자 ‘조병옥’ 흉상 건립…"강북구청, 즉각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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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진순현 기자
입력 2017-12-19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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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강북구청이 제주4.3 민간인 대량 학살의 책임자 중 한 명인 ‘조병옥’ 흉상 건립을 계획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를 비롯한 99개 제주시민단체들은 19일 성명을 내고 “강북구청은 4·3 학살 책임자 ‘조병옥’ 흉상 건립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북구청은 사업비 2억2000만원을 들여 순국선열 및 애국지사 15인의 흉상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여운형, 신익희, 손병희, 이준 등과 함께 4.3 학살의 주요 책임자인 조병옥을 흉상 건립 대상 인물로 선정한 것.

조병옥은 제주4.3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다. 4.3 당시 미군정청 경무부장으로 치안을 담당했던 조병옥은 4.3 사건이 발생하자 강경진압을 주장해 수많은 양민 학살을 야기한 책임자이다. 4.3 당시 “대한민국을 위해 온 섬(제주도)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태워버려야 한다”고 말한 그였다. 이렇듯 조병옥은 도민 3만명의 희생을 낳은 4.3 학살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이다. 4.3의 책임이 있는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의 부역자일 뿐이다. 이런 이유로 그는 최근 반헌법행위자열전 수록 명단 검토 대상에 제주4·3 사건 관련 가해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강북구청이 추진 중인 순국선열 및 애국지사 흉상 건립 대상에 조병옥이 포함됐다는 사실을 지난 11월 말 뒤늦게 접하고 경악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들은 11월 30일 강북구청과 서울시에 흉상 건립 대상에서 조병옥을 제외시켜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들은 요청서를 통해 “조병옥 흉상건립은 아직까지도 4.3의 아픈 상처를 간직한 채 한 평생 고통 속에 살고 계신 4.3 희생자와 유족들에게는 큰 충격이자 다시 한번 상처를 주는 행위”라며 “이는 4.3희생자와 유족은 물론 제주도민을 무시하는 무책임한 처사인 만큼 조병옥 흉상건립 계획을 철회해 달라”고 건의했다.

더욱이 “내년 4.3 70주년을 맞아 4.3의 올바른 진상규명과 진정한 명예회복을 통해 역사에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도민적·국민적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북구청과 서울시는 공문을 보낸 지 20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공식적인 답변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기다리다 지쳐 담당 부서에 직접 전화를 했더니 ‘내부 검토 중’이라고만 할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북구청은 국내 작가들을 대상으로 지난 11일까지 흉상 작품모형을 접수했다. 당선작은 오는 26일 발표되며, 흉상은 내년 8월께 강북구 근현대사기념관 내 부지에 설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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