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한문철 변호사 “20년간 교통사고만 6000건, 승소율 99% 자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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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해 기자
입력 2017-12-1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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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3년 변호사 개업 후 교통사고 6000건 수임

  • 무료 상담 ‘스스로닷컴’·TV서 “몇대몇” 유명세

  • “의뢰인 가슴 속 꽉 뭉쳐있는 응어리 풀어주고파”

한문철 교통전문 변호사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설렁탕 전문은 설렁탕만 하듯이, 교통사고 전문은 오로지 교통사고만 해야죠.”

법률사무소 스스로닷컴 한문철 대표변호사는 본인이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라는 데 스스럼없었다. 한 변호사는 “전문 변호사란 ‘자칭 전문’이 돼선 안 되고 누구나 인정하는, 자타가 공인하는 게 돼야 한다”며 “교통사고 분야는 한문철 변호사와 한문철이 아닌 변호사가 있다”라고도 했다.

한 변호사의 자신감은 근거 없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1988년 사법연수원 수료 뒤 잠시 서울지검 검사로 일하다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 20년 이상 교통사고 사건만 6000여건 이상을 맡아왔다. 지금까지 맡아온 사건의 유형과 돌발상황, 판결 내용 등 모든 데이터가 자신의 머릿속에 있기 때문에 승소율 99%에 이른다고 자부했다.

피해자를 위한 무료 상담 홈페이지 ‘스스로닷컴’과 지상파·케이블 TV에서 외치는 “(사고 과실 비율) 몇 대 몇”은 그의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전문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한 변호사를 최근 서울 서초구 스스로닷컴 사무실에서 만났다.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라는 게 본인이 최초인가.

“교통사고 전문이라는 건 오로지 교통사고만 해야 한다. 설렁탕 전문은 설렁탕만 하듯이. 네이버에 검색하면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가 많다. 그런데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라는 건 '자칭 전문'이 돼선 안 된다. 누구나 인정하는, 자타가 공인하는 게 돼야 한다. 또 전문이란 건 많이 한다고가 아니라 정통해야 한다. 본인이 무슨 전문이라는 변호사가 많은데 경력을 보면 이제 변호사 된 지 한 5년 정도 됐다. 내가 1995년부터 5~6년 정도 열심히 하니까 눈이 뜨였다. 그래서 만든 게 스스로닷컴이다. 이후로 교통사고 분야 사건만 18년 동안 5500여 건 이상 했다.”

“처음에 1000건 했을 때 눈이 뜨이고 건방짐이 하늘을 찔렀다. 그러다가 3000건 하니까 다시 눈이 뜨였다. 정말 나는 세상에 모르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계속 공부해야 했다. 지금도 나는 내가 오히려 모르는 것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래야 계속 공부하니까. 또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인증하는 전문분야 등록이라는 게 있다. 나도 몰랐다가 우연히 알게 돼서 2010년도에 ‘보험’과 ‘손해배상’ 두 분야를 등록했다. 그때는 교통사고 분야가 없었다. 나중에 직원들이 인터넷 서핑하다 보니까 나 말고 교통전문 변호사 1호가 있다고 하더라. 이후에 한 사람당 2개 분야만 등록할 수 있다고 해서 보험을 교통사고 분야로 바꿨다.”

-1995년도에 처음 교통사고 사건을 선임하게 된 계기가 있나.

“군 법무관 시절에 월급이 60만원이 채 안 됐다. 아르바이트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책을 쓴 게 청림출판사에서 나온 ‘교통사고의 법률지식’이다. 제대하고 검사 생활을 하다가 나와서 일찍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했는데, 당시 알고 지내던 버스공제조합 중간 간부들이 본인들 사건 좀 맡아달라고 하더라. 피해자가 보험사 상대로 소송 걸면 보험사 측 변호사로 나가서 싸우는 거다. 처음엔 돈이 얼마 안 돼서 안 한다고 했다.”

“그렇게 형사 사건만 2년 정도 하다 보니까 재미가 없어졌다. 맨날 맡는 게 업무상 과실치사, 폭력, 절도였다. 1995년도에 버스공제조합에 ‘지난번에 얘기했던 거 지금 할 수 있냐’고 물어서 하게 됐다. 처음 시작해서 내가 모르니까 하나하나 공부하면서, 모르면 누구한테 물어보면서 했다. 나중엔 한 5년 하니까 판사가 판결하는 금액의 백원 단위까지 정확히 맞췄다. 판사도 놀랐다.”

“그런데 내가 이기면 피해자들 금액이 깎였다. 피해자 측 변호사들이 잘 모르고 피해자가 손해를 보니까 너무 불쌍하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피해자를 위한 홈페이지를 하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2000년 4월에 나온 게 스스로닷컴이다. 만들고 나서 대박이라고 생각했다. 교통사고가 1년에 30만명이 사고를 내고 70만명이 다치니까 합하면 100만명이다. 사고 내는 사람이나 다친 사람이 궁금한데 물어볼 데가 없고, 인터넷에 올라온 자료도 다 보험사에 유리한 자료다. 내가 제대로 자료를 만들어서 1인당 만원씩 받으면 1년에 100억씩 번다. 앞으로 소송 안 하고 홈페이지 관리만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됐다. 한 외과 선생님이 장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셔서 소송 때문에 찾아온 적이 있다. 그 선생님이 나에게 내용도 알고 소장까지 썼는데 소송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제가 외과 의사인데 맹장 수술하는 법을 인터넷에 올린다고 칩시다. 배를 짼다. 맹장을 찾아서 잘라낸다. 내장 담고 다시 꿰맨다. 얼마나 간단한가. 하실 수 있나. 소송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는진 알아도 내가 직접 못한다. 도와달라’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내가 직접 소송을 맡아 진행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소송하자, 그리고 홈페이지는 포기하고 무료로 하자’고 생각했다. 한 때 스스로닷컴이 선풍적이었다. 어떤 때는 하루에 질문이 100건씩 올라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일 답변만 한 적도 있었다. 2001년부터 시작해서 2004년엔 소송을 1000건 가까이 맡았다. 초기엔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으니까 다양한 사례를 접해야겠다고 해서 수임료를 다른 변호사 3분의 1로 낮췄다. 착수금 100만원, 부상사고 7.7%, 사망사고 4.4%. 다른 곳은 30% 받을 때다. 그러면서 모든 사건을 하나하나 싸워서 그게 한 3000건 되니까 자신감이 생겼다. 2006년부터는 꼭 해아만 하는 사건만 했다. 1년에 600~900건 하던 것을 5분의 1로 줄여서 150~200건 했다.”
 

한문철 교통전문 변호사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승소율이 얼마나 되나.

“나는 정확도가 99%다. 나한테 제대로만 얘기한다면. 내가 의뢰인이 상담하러 사무실에 오면 카메라로 녹화하는 이유가 두 가지 용도다. 하나는 가족이 한 명만 왔을 경우, 다른 가족이 내가 설명하는 걸 그대로 볼 수 있도록. 또 하나는 나는 내 말에 책임지는데, 의뢰인이 다른 소리 할까 봐서다. 예컨대 어떤 사건에서 내가 의뢰인이 말한 대로 자료가 있다면 3억 5000만원, 자료가 없으면 2억 5000만원밖에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나중에 의뢰인이 자료 보완을 안 해놓고, 나한테 ‘당신이 3억 5000만원이라고 했잖아’라고 하면 나만 바보가 된다.”

“한 번은 모 대학병원에서 장애 진단서가 나왔다. 그런데 판사가 지정한 대학병원에선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나는 대학병원에서 장애 진단서 받아와도 무조건 믿진 않는다. 또 경찰 측 교통사고 사실 확인원 자료가 바뀐 적이 있다. 처음 받아왔던 사실 확인서는 피해자가 신호등 파란불 근처를 10m가량 떨어진 곳에서 건넜다고 돼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형사 기록에는 정반대로 빨간불에 건넌 거로 돼 있었다. 나중에 목격자가 나타나서 뒤집은 거다. 내가 생각한 과실금하고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나는 교통사고 확인원만으로는 불확실할 수 있으니 블랙박스를 보자고 한다.”

“그런 잊지 못할 추억들이 내 머릿속에 20~30개 들어있어서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거다. 18년 동안 머릿속에 위험한 것을 대비하는 능력을 계속해서 키워왔다. 그리고 지금까지 소송을 6000여건 하면서 다 상담하고, 내가 ‘소송할 수 있다 없다’를 판단하고, 소송했을 때 돌발상황이 생기면 즉시 회의를 소집해서 급한 불을 끄고, ‘마지막에 판사가 어떻게 하더라’ 이런 실전 경험이 있다.”

-담당 사건이 6000여 건이나 되나.

“스스로닷컴 시작하고 나한테 맡긴 게 5500건. 그 전에도 1000건 이상 있다. 보통 6000여 건이라고 얘기한다.”

-승소율이 정말 99%인가.

“그렇다. 예전엔 ‘이길지 말지 모르지만 한 번 해봅시다’ 했던 게 많았다. 그렇게 패소한 게 1.28%다. 그런데 이건 초기에 선례가 없어서 확신이 없어도 해본 거다. 다른 데 가면 500만원인데 나는 100만원만 받고. 의뢰인도 포기하긴 그러니까 한번 해보고 싶다고 하고. 지금은 패소 안 한다. 10% 위험성만 있어도 소송 안 한다.”

-승소율이 높으면 수임료에 웃돈이 붙나.

“웃돈이 어딨나. 나는 정확할 뿐이다.”

-그래도 의뢰인 입장에서 믿음이 가니까 웃돈을 내고서라도 사건을 맡길 것 같은데.

“조금 전에 의뢰인이 본인은 원래 다른 사무실을 가고 싶어 했는데 집안 어른들이 전부 나에게 맡기자고 해서 나한테 왔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그분한테 그랬다. 교통사고 분야는 한문철 변호사가 있고, 한문철 아닌 변호사가 있다고. 나는 내가 진행했던 사건들이 다 머릿속에 있다. 물론 그중에 내가 기억 안 해도 되는 너무나 평범한 거는 없다. 사건은 꼭 소득, 장애, 과실 이 세 가지 중에 싸우게 돼 있다. 싸움이 시작됐다는 것은 맞고 때리는 거다. 내가 더 많이 때리면 이기는 거지 KO로 이기는 건 없다. 소송은 KO가 거의 없다.”

“다른 변호사와 나의 차이는 나는 우리 사무실에서 내가 제일 많이 안다. 그런데 다른 사무실은 변호사는 잘 모르고 사무장이 잘 안다. 또 예전에 교통사고 분야가 아주 혼탁했다. 브로커들의 온상이었다. 돌아다니면서 환자를 데려오는 사람, 사건 맡는 변호사 따로다. 피해자들이 소송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변호사가 바뀔 때가 있는데, 외근 사무장이 적을 바꿔서 그렇다. 그러면 변호사는 내용도 모르고 사무장이 서류상에 써준 대로만 들고 재판정에 들어가는 거다.”

“그래서 차이 나는 게 나는 나쁜 쪽으로 설명하고, 나 아닌 사람은 좋은 쪽으로 설명한다. 얼마 받을 수 있냐는 소득과 장애, 과실, 건강 상태 등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똑같이 다치면 똑같이 돈을 받는 거로 생각한다. 그래서 ‘옆에 사람은 얼마 받았대. 나 얼마 받게 해준대’ 이건 거짓말이다.”
 

한문철 교통전문 변호사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인터뷰 직전 상담은 어떤 내용이었나.

“새벽에 차도와 인도 사이에 서 있었는데, 버스가 치어서 식물인간이 됐다. 식물인간 상태에서 2년 정도 지나서 기적처럼 좋아졌다. 그런데 머리 전두엽이 다쳐서 아직 판단이 안 된다. 집 나가서 집을 못 찾아오고, 자동차가 오면 무서운 걸 모르고, 2살 아이처럼 계단에서 가다가 엎어지고. 이런 걸 외상성 치매라고 한다.”

-상담을 상당히 오랜 시간 하더라. 상담 요청하면 아무나 다 해주나. 아니면 특별한 기준이 있나.

“1시간 15분 했다. 당연히 기준이 있다. 상담 원하는 사람을 다 해준다고 하면 100명씩 줄 설 거다. 우선 나에게 상담하려면 스스로닷컴에 질문을 올리게 하고 웬만한 건 인터넷상에 대답을 올린다. 홈페이지에 질문을 올리는 시간도 정해놨다. ‘사고의 과실 책임이 몇 대 몇인가’를 묻는 건 일주일에 한 번, ‘보험사와 어떻게 합의해야 하나’도 일주일에 한 번이다. 아주 많이 다치거나 사망사고의 경우엔 언제든 질문할 수 있게 한다.”

“직접 상담하는 건 주로 사망 사고라든가 가족이 사고로 식물인간이나 사지가 마비됐다든가 하는 큰 사건 소송이다. 그게 아니라 어디 뼈가 부러져서 보험사하고 합의해서 500만원, 소송하면 1000만원 받는다고 했을 때 소송 비용과 시간을 계산하면 실익이 별로 없다. 그런데 보험사에서 5억 준다 하고 소송하면 10억 받을 수 있다고 하면 당연히 소송해야 한다. 소송 실익이 있으려면 대체로 사망사고나 많이 다친 사고 경우다.”

“얼마 전 한 통신병 군인이 1.25t 트럭에 통신 장비를 싣고 작전 중이었는데, 뒤에 있는 차가 들이받았다. 목을 다쳐서 사지가 마비됐다. 보험사에서 7억 5000만원 준다고 했다. 피해자 아버지가 소송해야 할지 말지 무진장 고민했다. 7억 5000만원은 절대 적지 않은 액수다. 그런데 내가 계산해보니 최소 9억 5000만원, 위로 올라가면 12억원 가까이 받을 수 있었다.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15억원 가까이 나왔다. 그게 소송이다.”

“물론 많이 안 다쳐도 상징적으로 소송이 필요할 때도 있다. 얼마 전 한 군인 중사의 경우 일차로는 좌회전, 이차로는 직진·좌회전이 됐다. 이차로에서 직좌 동시 신호가 들어와 좌회전 하는데 1차로 차가 직진하다가 들이받았다. 그런데 보험사가 과실 비율이 90 대 10이라고 했다. 피해자가 ‘내가 뭘 잘못했느냐. 난 잘못 없다’면서 억울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당신 잘못 없다. 100대 0이다’고 했다. 그런데 보험사에서 끝까지 90대 10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소송하자고 했다. 그런 거는 돈은 전혀 안 된다.”

-하루에 몇 명 정도 상담하나.

“일주일에 4~5건 정도 한다. 한 시간 이상씩 상담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사건은 소송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거다. 어떤 변호사는 수임료를 소송에서 이기면 받고, 지면 안 받는다고 한다. 무진장 무책임한 거다. 왜일까? 소송에서 지면 상대편 소송 비용을 물어줘야 한다. 내가 아니라 상대편 소송비용 물어줄 것까지 소송해야 하기 때문에 소송은 무조건 이길 수 있는 것만 해야 한다. 물론 두고두고 한으로 남지 않기 위해 소송을 할 수도 있다.”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로서 정보 제공을 넘어선 신념이 있다면.

“소송할지 말지 최종 판단도 중요하지만, 피해자들의 아픔을 달래주고 용기를 갖게 해야 한다. 돈이 아무리 많으면 뭐하나.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이 아이가 어떻게 용기를 갖고 살 수 있을까. 그걸 내가 무슨 정신과 선생님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정신과 선생이면서 성당 고해성사할 때 신부님처럼 한다. 소송해서 돈 더 많이 받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해자나 그 가족의 뭉친 응어리를 풀어주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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