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하한담冬夏閑談] 균형외교(均衡外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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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함원 전통문화연구회 상임이사
입력 2017-12-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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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함원 전통문화연구회 상임이사

중국을 국빈방문하기 위해 떠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고 말했었는데, 실제 무거운 마음으로 귀국했을 것 같다.

방문 시기도 잘못 잡았고 용의주도(用意周到)하게 준비하지 못한 게 분명하다. 정부 자체적으로 반성의 시간을 갖고 따끔한 책임 추궁도 해야할 것이다. "열심히 준비해 할 만큼 했다"거나 "지난 정부가 저질러 놓은 일 때문에 우리가 고생한 것"이라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사실 우리의 외교·통일·안보 부문은 겉으로 드러난 허울에 비해 속은 쭉정이다. 정치·경제·교육·보건·의료 등 내정(內政)은 갈등과 시련을 치열하게 겪으며 나름의 발전을 이룩했으나 대외정책, 즉 외정(外政)에서는 자생력이 없고 축적된 힘이 부족하다. 물론 그 1차 원인은 그동안의 빈곤과 분단상황 등이 가져온 자주성 미비에 있을 것이다.

70년 전 입헌(立憲)민국으로 출발하면서 세계 최강 미국의 그늘에서 살아야 했기 때문에 자주적인 외교역량을 기를 기회가 없었고 국방도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이제 우리의 미래를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운명적인 시기를 맞고 있다.

외국의 식자들은 한국이 중국에 가까워질 것이냐 아니면 결국 미국, 일본과 한 편이 될 것이냐를 놓고 온갖 이론과 추론을 펴며 주장을 내놓고 있다. 중국과 일본도 한국이 양자 중 택일할 수밖에 없다는 전제 하에 우리를 자기들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균형외교를 해야 한다. 현재의 국력 등 제반 여건으로 봤을 때 중·일 두 나라 간 능동적인 균형자(balancer) 역할을 자처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겠지만, 우리는 굳건한 내정으로 힘을 기르고 지혜를 모아 스스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실용(實用)·실리(實利)로 국력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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