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2~3년짜리 임원 금융경쟁력 못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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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기자
입력 2017-12-1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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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 안목 필요한 금융혁신 어려워

  • 여성임원 비중도 세계 최저 수준

  • 연기금ㆍ신생기업 투자도 늘어야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사진=메리츠자산운용 제공]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10년, 20년 후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일까. 어두운 전망이 많다. 노령화가 지금보다 훨씬 심화할 것이다. 큰 먹거리였던 철강, 전자, 조선산업은 경쟁력을 잃어 버릴 수 있다. 구직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빈부차이도 커질 것이다. 인구 감소로 국가경쟁력도 쇠퇴한다.

정말 미래는 이렇게 어두울까. 그렇지 않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취직하는 것만이 목표인 사람은 구직에 실패하면 좌절한다. 반대로 창업을 염두에 뒀다면 변화를 반길 것이다.

우리나라가 처한 어려움은 갑자기 생기지 않았다. 세계가 빠르게 바뀌는데 우리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 이제 물건을 잘 만드는 것보다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더 많은 부가가치가 만들어진다.

우리가 잘 아는 구글은 공장도 없이 지식을 팔아 성공했다. 우버는 택시를 한 대도 소유하지 않은 채 전 세계 택시회사를 위협하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세계는 더 빠르게 변할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런 기업이 출현하려면 금융산업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우리 금융산업이 열악한 가장 큰 이유가 있다. 임원 대부분이 짧은 임기에 묶여 있다. 임기가 2~3년에 불과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이는 혁신적인 새로운 사고를 막는다. 연임을 하더라도 지극히 짧은 기간이라 긴 안목을 가질 수 없다. 반대로 미국 금융사 임원에게는 임기가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래 일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이것이 금융산업을 발전시키는 첫발이다.

여성 임원 비중도 세계에서 가장 낮은 편이다. 반대로 선진국 금융사에는 여성 임원이 많다. 훨씬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풍토가 이를 통해 만들어진다. 수직적인 문화도 수평적으로 바꿔야 한다. 특히 금융업에서 수평적인 문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여성이 가진 유연성과 공감능력은 기업 경쟁력에 필수다.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새로운 기업이 많이 나타나야 한다. 대기업뿐 아니라 신생기업에도 자금이 흘러들어야 한다. 연기금도 이런 기업에 활발하게 투자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에 자금이 공급되고 투자자에게 그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래야 개인이 노후를 준비할 수 있다. 우리 경제도 더욱 강고해질 것이다.

금융산업은 제조업처럼 공장을 지을 필요가 없다. 대신 고용효과는 가장 좋다. 한국인은 저력을 가지고 있다. 금융산업이 발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과거에는 제조업을 통해 부를 창출했다. 이제부터는 지식산업에 투자해야 하고 투자로 부를 만들어야 한다.

인구가 줄어들고 수명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증권업, 특히 자산운용업이 중요하다. 새로운 성장산업에 많은 기업이 생기고 이러한 기업에 투자가 이루어지고 기업이 상장해 시가총액을 키우는 선순환이 필요하다.

갇힌 생각으로는 구글이나 우버가 태어날 수 없다. 학교에서도 금융과 투자를 가르치고 일찍부터 노후를 준비시켜야 한다. 노후가 안정되어야 사회도 안정이 되고 국가도 번영할 수 있다. 금융은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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