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 남편 대신, 스킨십 외교 펼치는 김정숙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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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7-12-1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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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국빈방중 둘째 날

  • 中 전통악기 배우면서 정서·문화적 교감하는 소프트 파워

  • 시 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패션·음악 등 공통분모 눈길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시 한메이린 예술관을 방문, 한메이린 씨 부부와 함께 입장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얼어붙은 한·중 양국 분위기를 녹이는 '내조 외교'를 펼치고 있다. 회복세를 탔던 한·중 관계가 사드 이견으로 다시 제자리를 맴도는 상황에서 김 여사의 내조가 문 대통령이 펼치고 있는 '스킨십 외교'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김 여사는 방중 첫날인 지난 13일부터 중국의 전통악기를 배우고 중국 시(詩) 낭송 사이트에서 한국 시를 낭송하는 등 소프트파워를 통한 정서·문화적 교감을 위해 노력했다.

이날 오후 김 여사는 베이징(北京) 신제커우(新街口) 악기 거리에 있는 한 악기점을 방문, 한 시간가량 중국 전통악기인 '얼후(二胡)'의 소리 내는 법을 배웠다. 김 여사의 방문에는 한·중 커플로 유명한 배우 추자현씨와 그의 남편 우효광씨도 동행했다.

김 여사는 "얼후가 인간의 목소리와 가장 닮은 악기라는 평을 들었다"며 "얼후가 두 줄의 현으로 온갖 소리를 낸다고 하던데, 제가 중국을 방문할 때 두 나라가 어울려 소리를 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저녁에는 중국 최대의 시낭송 사이트인 '웨이니두스(爲爾讀詩, '너를 위해 시를 읽는다'는 뜻)'를 통해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을 낭송하는 모습을 녹음했다. 

이 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김 여사는 "이 시를 읽으면 만남과 인연의 소중함에 새삼 마음을 가다듬게 된다"며 "한국과 중국도 과거, 현재, 미래라는 오랜 인연으로 함께 이어진다. 양국이 서로 진심을 전해 미래를 함께하자는 생각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방중 둘째 날인 14일 베이징에 있는 '한메이린(韓美林) 예술관'을 방문, 전시회 한메이린 작가 부부와 약 5개월 만에 재회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마스코트 디자인을 총괄한 예술가인 한 작가는 ​지난 8월 한중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서울에서 열린 전시회를 통해 김 여사와 만난 바 있다. 

김 여사는 이어 지난 9월 문 대통령과 함께 애틀랜틱 카운슬로부터 세계시민상을 받은 중국 출신 피아니스트 랑랑과도 만나 "세계시민상 수상을 다시 한 번 축하한다. 바쁠 텐데 여기까지 와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내조의 여왕' 한·중 퍼스트레이디 공통분모는 음악, 패션, 김치

한국과 중국의 퍼스트레이디는 여러 부분에서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양국의 퍼스트레이디들은 침착하고 무뚝뚝한 남편을 대신해 활발한 내조 외교를 펼쳐 '내조의 여왕'으로도 불린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유쾌한 정숙씨'라는 별명을 가진 김 여사 못지않게 활발한 내조 외교를 펼치기로 유명하다.

중국에서 펑 여사는 '펑마마(彭麻麻·펑리위안 엄마)'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국민 엄마'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펑 여사는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과 아름다운 외모로 중국 젊은 여성들의 롤모델로 꼽힌다.

또한 외교가에서도 그는 화려한 외모와 국제매너로 시 주석 못지않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정치·경제 현안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국가 간의 날카로운 기 싸움을 누그러뜨리는 '완충 외교'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의 외교적 영향력을 과시한다.

양국의 영부인은 패션, 음악 등 분야에서도 공통분모를 갖고 있어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 동행한 김 여사는 국가나 지역에 따라 적절한 패션을 선보여 '패션외교'의 정석을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 방미 때에는 역대 대한민국 영부인 의상 중 가장 '철학'을 담고 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김 여사보다 앞서 국제무대에 오른 펑 여사는 뛰어난 패션 감각과 색감 매치, 자국 브랜드 이용 등으로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예술인 출신인 펑 여사는 국제무대에서도 화려한 의상을 즐겨입는다.

또한 두 여사는 음악에 조예가 깊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김 여사는 경희대 성악과 출신, 펑 여사는 전국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국민가수였다. 한때 인터넷에서는 두 영부인의 노래 솜씨를 비교하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독일에서 진행된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첫 한·중 정상회담 이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난 두 영부인은 ‘김치 담그는 법’으로 친분을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펑 여사는 김 여사에게 “시 주석이 김치를 매우 좋아해 일주일에 다섯번 정도 김치를 올린다”고 밝히며 “손수 김치를 다섯번 담갔는데 세번은 성공하고 두번은 실패했다”는 얘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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