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지금은 北과 대화시점 아냐"…틸러슨과 또다시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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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7-12-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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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다시 엇박자를 냈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한과 조건없는 대화를 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입장을 밝힌 지 하루만에 백악관 관료가 이를 부정하는 인터뷰를 하면서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료는 북한의 행동에 변화가 있을 때까지 어떠한 협상과 대화도 이뤄질 수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13일 전했다. 이같은 발언은 틸러슨 장관이 제안한 '조건 없는 대화'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가지게 한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이 관료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얼마 전에도 미사일 실험을 한 지금과 같은 시기는 대화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행정부 전체는 북한이 기본적으로 행동의 개선이 있기 전까지는 어떠한 대화도 있을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틸러슨 장관이 말했듯이 최소한 더 이상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 등이 없어야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전날 틸러슨 장관은 핵이나 미사일 실험 중단을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명백하게 제한하지는 않았다. 다만 북한이 대화를 모색하는 중에 또다른 도발이 이어질 경우 대화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정도로만 언급했으며, 생산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도발을 멈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을 뿐이다.  

국무부 대변인인 헤더 노어트 역시 13일 국무부 브리핑에서 어떤 형태로든 북한과의 대화가 있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도발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날 틸러슨 장관의 입장에서 다소 물러선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는 또 기자들에게 "틸러슨이 새로운 입장을 발표한 것은 아니며, 백악관과 같은 입장의 대북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틸러슨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과 국제교류재단이 공동 주최한 '환태평양 시대의 한·미 파트너십 재구상' 토론회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외교적 해법'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북한과의 첫대화는 "조건 없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무기개발 프로그램들을 포기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선 대화를 시작해 입장을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이같은 입장 발표에 중국과 러시아는 환영의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백악관은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면서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이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이어 틸러슨 발언 이후 이와 대치되는 백악관 관료 발언까지 다시 나오면서 미국 행정부 내 대북 정책이 여전히 정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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