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JT라 부르는 최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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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영 증권부 부장
입력 2017-12-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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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나 YB, JT를 아는 사람도 적지는 않다. 물론 열에 아홉은 모른다. KB·신한·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저마다 JK(윤종규)와 YB(조용병), JT(김정태)로 부르기도 한다. 주로 회사 안에서 그런다는 얘기다. 사석에서 만난 금융감독원 최흥식 원장도 김정태 회장을 JT라 불렀다. 바로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 JT가 DJ나 YS처럼 익숙한 별칭은 아니다.

최흥식 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사장이었다. 물론 4년 가까이 지난 얘기다. 얼마 전까지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로 일했고, 금감원장을 맡은 지도 석 달째다. 그런데도 금융지주 사장 경력을 꼬리표처럼 붙인 보도가 하루이틀 걸러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연임에 나선 김정태 회장을 못마땅하게 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더욱 잦아졌다.

전직 임원이 음해성 소문을 낸다, 김정태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얼마 전 지주 출범 12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그랬다. 공개 장소라 작심 끝에 한 말이 분명하다. 그가 지적한 소문을 줄이면 이렇다. "사외이사가 만드는 물티슈를 회사에서 사줬다. 중국법인이 적자라 해외 진출을 수포로 만들었다. KEB하나은행이 아이카이스트에 부당하게 돈을 빌려줬다." 김정태 회장은 "충분히 설명했고 문제없다"는 말로 일축했다.

금융권에서는 소문을 내는 인물로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꼽는다. 그는 물러나고도 한동안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한다. 이러다가 김정태 회장과 관계가 나빠졌다는 것이다. 김승유 전 회장은 금융권 안팎에 두터운 인맥을 가지고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경기고와 고려대 동문이다. 금융위원회 최종구 위원장이나 최흥식 원장과도 학연이 있다.

증권가에서도 김승유 전 회장을 얘기한다. 얼마 전 KTB투자증권 권성문 회장은 6년 만에 자사주를 샀다. 1차적인 원인 제공자로 같은 회사에 다니는 이병철 부회장이 거론됐다. 그가 위협적으로 지분을 늘리는 바람에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병철 부회장이 권성문 회장을 몰아내려고 개인적인 약점을 들추고 있다는 얘기도 돌았다. 이병철 부회장도 김승유 사단 일원으로 불려왔다. 김승유 전 회장은 1년 전 이병철 부회장을 KTB투자증권에 넣은 인물로 꼽힌다.

김정태·권성문 회장은 김승유 전 회장을 탓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공격할 여지를 스스로 남겼다면 돌아봐야 한다. 금융사가 지배구조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키워서 좋을 게 없다. 먼저 나서서 논란을 해소하는 편이 낫다는 얘기다. 벌써 KB금융지주 지배구조를 송두리째 뒤흔든 KB 사태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다. 권성문·이병철 양쪽도 갈등을 봉합하지 않으면 안팎에서 불안감을 키울 것이다. 애초 김승유 전 회장이 관련돼 있는지도 드러난 바 없다.

최흥식 원장은 경력 덕분에 업계에 밝다. 그는 한 금융사에서 일어난 성추행·부당인사 논란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정말 그 금융사 지배구조가 법에 어긋날 정도로 망가졌다면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 혼란이 길어지면 새로운 부작용을 낳게 마련이다. 최종구 위원장도 마찬가지다. 일부 금융사 지배구조를 곧장 손볼 거라는 관측을 낳았다. 그랬다가 뒤늦게야 특정사를 겨냥하고 있지 않다고 바로잡았다.

금융시장 검찰 격인 금감원은 검사업무 무게를 위규행위 적발에서 지배구조 감시로 옮겼다. 얼마 전 내놓은 혁신안에 담긴 내용이다. 칼끝을 벌써 정했다는 추측을 낳았다. 구체적으로 특정 금융사 경영진이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동시에 누가 청와대 실세와 가깝다라는 얘기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기를 바라면서 묻고 싶다. "이거 실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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