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표 대북정책 파격 제안 "조건없이 우선 만나자"…"北 유사시 핵무기 확보방안 중국과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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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7-12-1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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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 "미국이 원하는 것은 정권 교체나 붕괴가 아니다"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 문제를 다루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열리고 있다. 안보리는 지난 11일 북한의 인권상황을 정식 안건으로 올려 규탄하고 북한 당국에 개선을 촉구했다. 안보리가 북한 인권상황을 정식 안건으로 채택해 논의한 것은 2014년부터 4년 연속이다. [사진=연합뉴스 EPA]

 


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부장관이 12일(이하 현지시간) 북한과의 첫 대화는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과 국제교류재단이 공동 주최한 '환태평양 시대의 한·미 파트너십 재구상' 토론회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외교적 해법'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미국 외교의 수장인 틸러슨이 '조건 없는' 대화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탐색적 북·미 간 대화의 자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전제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 파격 제안 ···백악관 "트럼프의 대북 입장 변화 없어" 

틸러슨 장관은 이날 “우리는 북한과 언제나 대화할 준비가 돼 있으며, 첫 만남은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할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만나자. 우리는 당신들이 원한다면 날씨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도 있고, 혹은 당신들이 테이블과 관련된 대화에 관심을 가지고 대화 테이블이 사각인지, 원형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길 원한다면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다"면서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피력했다.

이어서 그는 북한이 무기개발 프로그램들을 포기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선 대화를 시작해 입장을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의회전문지인 더 힐은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핵 문제에 있어 외교적 해법이 가능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이날 재확인했으며, 첫번째 폭탄이 떨어질 때까지 외교적 해법을 찾겠다고 말하면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틸러슨 장관은 이날 외교적 해법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도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이 전쟁이라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외교적 해법이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러나 매티스 장관의 차례가 되어야만 할 때 그 역시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결국 전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강력한 군사적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대통령은 우리가 군사적으로 만반의 태세를 갖출 것을 요구했으며,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같은 틸러슨 장관의 발언에 대해 백악관은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면서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이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북한 불안정할 땐 핵무기 확보가 우선 

틸러슨 장관은 이날 북한의 급변사태가 발생했을 때의 대처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날 미국과 중국의 고위관계자들은 북한이 불안정한 상태가 될 경우 핵무기 확보와 난민 사태 대비 등에 대해 논의해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에 북한의 붕괴나 내부 갈등 등 불안정한 상황이 벌어질 경우 핵무기 확보만을 끝내고 38선 남쪽으로 빠지겠다는 것을 중국 측에 약속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핵무기 확보이며, "미·중 양국은 이미 확보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은 북한에서 대량의 난민이 발생하는 만일의 사태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번주 초에는 중국 정부가 북·중 접경 지역 다섯 곳에 북한 난민 수용소를 짓고 있다는 보도가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에서 나오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틸러슨 장관은 미국이 원하는 것은 정권 교체나 붕괴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우리의 유일한 목표는 한반도의 비핵화이며, 이를 통해 북한 주민들을 위한 더 좋은 환경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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