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증시 전망 끝? 힘 받는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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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원 기자
입력 2017-12-13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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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전망 일색이던 주식시장에서 신중론이 힘을 받고 있다.

13일 삼성증권과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내놓은 새해 증시 전망을 보면 막연하게 긍정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보수적인 조언이 담겼다. 장밋빛 전망에 무게가 이미 실려 있지만, 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대비하라는 것이다.

블랙록은 '2018년 글로벌 투자전망'을 통해 내년에도 세계 경제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시장을 상승세로 이끌 강력한 동력은 줄었다는 게 블랙록의 견해다.

블랙록은 "내년에도 주식과 채권 시장이 호황을 보이겠지만,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자들은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운용사는 "물론 주식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감수한 대가(수익)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보상 수준은 올해에 비해 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신중한 낙관'으로 표현했다. 일단 전반적인 전망은 긍정적이다. 그는 내년 코스피 예상범위를 2400~3100선으로 제시했다. 주당순이익(EPS)은 올해보다 약 8.6%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유승민 팀장은 "내년 상반기에 주식시장의 '비이성적 랠리'가 나타난다면, 하반기 중에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한발이 아닌 반보 앞서가는 전략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신중론에 더해 비관론에 가까운 분석도 나왔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 파티는 끝났다"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국내 증시의 에너지가 상당히 약해져 계속 상승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단순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게 아니라, 침체장의 서막에 들어섰다는 얘기다. 최근 바이오주 강세에 대해서도 상승장의 마지막에 투기적 수요가 몰리면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행태로 평가했다.
 
증시 조정 요인으로는 전 세계 유동성 축소와 반도체 업황 둔화를 꼽았다. 이종우 센터장은 "반도체가 꺾이고 유동성 축소가 맞물리면 국내 증시는 절대 좋을 수 없다"며 "내년에도 미국이 올해만큼 금리를 올릴 경우 강세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가 지난 7월 시작한 1차 대세 상승기에 22% 상승에 그치자 바이오주가 급등했다"며 "이런 흐름은 양호한 행태가 아니고, 코스닥 역시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식 투자자라면 이런 소수의 신중론이나 비관론에도 주목해야 한다. 한 증권사 임원은 "당연히 거짓 전망은 없지만, 증권사 입장에선 긍정적인 전망을 통해 투자를 독려할 필요도 있다"며 "그래서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분석이 더욱 주목받는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더라도 나쁜 상황에 늘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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