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는 지금] 사람 친화적 도시로 개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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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중국)=김미래 통신원
입력 2017-12-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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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치게 넓은 차도 폭 탓 차량들 과속

  • 보행자·자전거 도로·녹지 확보 공사

[김미래 상하이통신원]

“(시민이) 감상할 수 있는 건축물, 한가로이 거닐 수 있는 거리,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 준법정신과 교양을 갖춘 시민.”

상하이(上海)시 제11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제시된 미래 상하이의 청사진이다. 이를 실현하듯 최근 상하이에서는 도시의 모세혈관이라고 할 수 있는 도로 개혁이 한창 진행 중이다.

현재 상하이시 도로 개혁의 가장 큰 숙제는 지나치게 넓은 차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 상하이시 차도의 평균 폭은 3.25m에서 3.5m 정도로, 적정 기준(2.75~3.25m)을 초과해 전체 도로의 3분의2를 차지하고 있다.

넓은 차도 문제는 보행자의 불편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차량의 과속을 유도해 안전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노면 정비 미흡과 도로 시설물 미비 또한 시민들이 자주 호소하는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다.

이에 상하이시 국토자원관리국과 교통위원회는 ‘상하이시 가도 설계 가이드’를 제시해 이른바 ‘인성화(人性化)’ 도로 조성 의지를 피력했다.

간단히 말해 차량 위주의 도로를 보행자 위주의 공간으로 전환하는 작업이다.

차도를 축소하고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를 확보해 넓은 차도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을 위한 휴게시설과 녹지공간을 확충해 휴식과 산책, 담소와 같은 보행 외적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도시의 도로를 시민들 스스로 머물고 싶어지는 온정 있는 거리, 다양한 활동과 인적 교류가 가능한 공공 공간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인성화’ 개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들의 요구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상하이시 도시계획설계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도로의 용도와 위치에 따라 시민들이 요구하는 ‘좋은 거리’의 기준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지역과 인접한 거리의 경우 보행 ‘안전성’이 무엇보다 우선시된다. 반면 쇼핑센터와 맛집이 즐비한 번화가에서 시민들은 거리가 발산하는 에너지나 활력 자체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이 밖에 각종 사무실이 밀집된 오피스 단지일 경우에는 접근성과 설비를 고려한 ‘편리한 환경’을 선호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상하이시는 이처럼 다양화된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도로(道路)’를 ‘가도(街道)’로 업그레이드하는 단계에 착수했다.

가도란 단순한 차량 통행, 보행에 목적이 국한된 도로와 달리 용도와 위치, 시민의 필요에 따라 재구성된 종합 공간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교통 효율 일변도의 기존 공학식 설계에서 가도와 구역의 융합발전을 촉진하는 종합공간설계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가도의 인문역사경관 보호에 매진하는 것 또한 ‘인성화’ 개혁의 한 방법이다. 가도가 간직하고 있는 전통 풍모를 활용해 고유의 매력을 높이는 것이다.

1986년 국무원에 의해 국가급 역사문화도시로 선정된 이래 상하이시는 총 다섯 차례에 걸쳐 ‘건축물-가도-구역-역사문화경관지역’을 순서로 한 일종의 ‘점-선-면’ 전략을 수행하면서 도시 공간 보존 체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현재 상하이시가 지정한 역사문화경관 보존지역은 44개이며 보호 구역과 가도는 각각 118개, 167개에 달한다.

이러한 상하이식 ‘인성화’ 개혁은 현대 중국의 도시 발전이 무분별한 철거와 재개발로 점철된 개발 이데올로기를 점차 극복하고 역사문화적 가치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상하이 다쉐루(大學路). [사진=김미래 상하이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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