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배터리 업체 간 복잡해지는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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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17-1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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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지난 1월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COBO)센터에서 열린 '2017 디트로이트 모터쇼(NAIAS 2017)'에서 20분 급속충전 기술을 접목한 '고에너지밀도 600㎞ 주행 배터리 셀'과 고용량이면서 무게와 부품 수를 10% 이상 대폭 줄인 '확장형 배터리 모듈
을 전시했다.[사진=삼성SDI]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 배터리 업체 간 합종연횡이 한층 다양해지면서 배터리 업계가 '춘추전국시대'로 향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와 배터리 업체의 대표적인 파트너 관계는 GM·르노-LG화학, 다임러-SK이노베이션, BMW-삼성SDI, 도요타-파나소닉, 닛산-AESC(오토모티브에너지서플라이) 등이다.

이들은 전기차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며, GM 볼트(Bolt), BMW i3, 닛산 리프 등을 출시해 초기 전기차 시장을 달군 바 있다.

◆복잡한 셈법, 다양해지는 파트너십

최근 1~2년간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파트너사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안정적인 배터리 수급과 단가 인하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2020년 본격적인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LG화학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다임러는 올해 삼성SDI와도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닛산도 자회사인 AESC를 통해 리프 1세대 배터리를 공급받았지만, 이후 출시될 신차에는 LG화학 배터리를 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의 파트너인 BMW도 중국 업체인 CATL의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이처럼 완성차 업계는 통상 전기차 제조원가의 30%에 달하는 배터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급처를 늘려나가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할 만한 플레이어가 제한적이었다"며 "지금은 완성차의 프로젝트에 맞출 수 있는 기술력만 있다면 손잡으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LG그룹 부스에서 모델들이 전기차 솔루션 모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화학]


◆배터리 업계, 거세지는 중국風

배터리 업계에 부는 중국 바람이 거세다. 한국과 일본 배터리 회사들이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했다면, 중국 배터리사는 큰 시장을 무기로 기술력을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배터리 출하량 기준 순위는 1위가 파나소닉이며 2위와 3위는 중국의 CATL과 BYD다. 한국의 LG화학은 4위, 삼성SDI는 5위다. 올해 9월까지 누적 기준 출하량으로도 CATL이 2위, LG화학이 3위로 앞으로 중국업체와 국내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 공급을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는 중국 정부가 자국 업체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펼쳐 배터리 산업을 키우고 있다.

현대차도 지난 8월 출시한 1회 충전에 270㎞를 달리는 '위에둥EV'에 LG화학 배터리가 아니라 중국 업체의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의 큰 고객인 GM도 최근 중국 업체 완샹123의 배터리 탑재를 고려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중국업체가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웅철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앞으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 업체와 경쟁을 해야 한다"라며 "중국 업체는 실패를 하더라도 비용을 회수할 만큼 시장이 크다.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가 빠른 속도로 기술력 격차를 좁혀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터리 3사, 2020년까지 2조6000억원 국내 투자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시대 패권을 잡기 위해 배터리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지난 9월 산업통상자원부와 만나 2020년까지 국내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2조60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LG화학은 2020년까지 전기차 30만대분을 생산할 수 있는 약 17Gwh 규모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국, 중국, 미국, 폴란드에 4대륙 생산 체제를 구축한 LG화학은 이미 확보된 수주 규모만 36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전지 분야 매출액도 올해 1조7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에는 10배 수준인 7조원을 목표로 세웠다.

삼성SDI는 지난 5월에 준공한 헝가리 괴드에 중대형 배터리 생산시설에서 내년부터 순수전기차 5만대 분의 배터리를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울산 공장과 중국 시안 공장을 합치면 약 15만대 분의 배터리 양산체계를 갖추게 된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도 2020년에는 헝가리 공장(7.5Gwh)과 서산공장(4.7Gwh)을 합쳐 12.2Gwh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지금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주를 따내면 2021년에 양산에 돌입한다"며 "2021년 이후 양산차의 배터리 과제는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양이 많기 때문에 향후 판도는 내년도에 수주를 얼마 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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