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메이디, 거리…" 1년간 외국인이 쓸어담은 선강퉁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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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7-1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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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강퉁 개통 1주년…선전증시 1년간 외국인 자금 145조원 유입

  • 일일 거래액 1년새 5배 급증

  • 메이디, 하이캉웨이스, 거리 등 대형우량주 집중 매집

지난해 12월 5일 홍콩거래소에서 열린 선강퉁 개통 기념행사. [사진=신화통신]


선전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深港通)이 지난 5일로 개통 1주년을 맞이했다. 2016년 12월 5일 선강퉁 개통으로 외국인도 홍콩 증권사를 통해 선전증시 주식을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게 됐다.

선강퉁이 1년 전 개통될 당시 대형 국유기업, 민영 대기업, 제조업 기업 위주의 상하이 주식시장과 달리 ‘신(新) 경제’ 주식으로 대변되는 정보기술(IT)과 헬스케어 등 하이테크 업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시장조사업체 퉁화순 iFind에 따르면 지난달 4일까지 선강퉁 개통 1년간 홍콩·선전 주식시장에서 모두 1조2900억 위안(약 212조7000억원)어치 주식이 선강퉁을 통해 매매됐다. 이는 외국인이 홍콩을 통해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선구퉁'과 중국 본토인이 선전을 통해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강구퉁' 거래를 모두 합친 것이다.

특히 이중 외국인이 선전 증시에서 거래한 주식이 약 8821억4100만 위안어치다. 1년간 하루 평균 37억 위안어치 선전 증시 주식을 외국인들이 거래한 셈이다. 이는 선강퉁 개통 첫달인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거래액이 15억4100만 위안에 불과했던 것에서 두 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근래 들어 외국인의 선전증시 투자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 10, 11월 평균 거래액이 각각 60억3000만 위안, 74억1800만 위안에 달해 개통 첫달의 네 다섯 배까지 뛰었다. 선전 주식시장에서 선구퉁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월 0.28%에서 최근엔 1.35%까지 늘었다.  이에 홍콩에서 외국인의 선강퉁 거래업무를 취급하는 증권사도 개통 초기 82곳에서 현재 134곳으로 63.4%나 늘었다. 

외국인이 선강퉁을 통해 지난 1년간 선전증시에서 순매입한 주식은 1500억 위안을 넘었다. 이는 선강퉁 개통 당시 시장이 예측했던 1000억 위안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후강퉁을 통해 상하이 증시에서의 순매입한 주식(약 600억 위안)의 2.5배 수준이다. 

외국인 선강퉁 투자. [그래픽=아주경제DB]


외국인의 1년간 선구퉁 순매입액 상위 5개 종목(업종)은 메이디그룹(美的集團·가전), 하이캉웨이스(海康威視·하이테크), 거리전기((格力電器·가전), 팡정증권(方正證券·금융), 중국핑안(中國平安·금융) 순이었다. 주로 소비, 금융, 하이테크 업계에 포진한 대형 우량주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렸음을 알 수 있다.

메이디는 지난해 세계 4대 로봇 업체인 독일 쿠카를 인수하는 등 제조업 강국으로 거듭나는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하이캉웨이스는 중국 영상 보안장비 제조업체 1위로 중국 하이테크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다. 

지난 4일까지 1년간 외국인들의 메이디와 하이캉웨이스 주식 순매입액은 각각 231억4600만 위안, 223억1200만 위안이었으며, 거리전기 주식 순매입액도 159억4000만 위안에 달했다. 선전거래소 관계자는 하이캉웨이스나 거리전기의 경우 선강퉁 투자자 지분율이 전체 지분에서 10% 가까이에 달한다고 전했다. 

순매입액 상위 10개 종목의 지난 1년간 주가 상승폭은 선전성분지수 상승폭을 뛰어넘는다. 특히 이 중 6개는 상승폭이 60%가 넘는다. 메이디, 하이캉웨이스, 거리전기의 경우 올초부터 11월 말까지 상승폭이 각각 88%, 139%, 86%를 기록했다. 

팡싱하이(方星海)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부주석은 지난 2일 선강퉁 1주년 기념 좌담회에서 “선강퉁 개통의 성공으로 중국 본토 주식이 해외 투자자에게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강퉁 개통이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 편입에도 기여했다고 전했다.

후강퉁에 이은 선강퉁의 개통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중국 본토 유입을 촉진, 개인투자자 위주의 중국증시가 한층 성숙해지는 발판을 마련한 게 사실이다. 최근 중국 증시에서는 신주 투기, 중소형주 투기 열기가 점차 사라지고, 대신 실적이 우수한 우량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가치투자가 주목받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로 선강퉁 개통 후 지난 1년간 중국 상하이·선전증시에 상장된 대형우량주로 구성된 상하이·선전300지수 상승폭이 15% 넘게 뛰었다. 같은 기간 상하이·선전지수 상승폭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선강퉁 개통 1주년을 계기로 선전거래소는 앞으로 더 많은 해외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전방위로 서비스 수준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로드쇼 전개, 상장사 행사 초청 등을 통해 해외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상장지수펀드(ETF)와 채권 등 더 많은 상품을 추가해 투자 선택 폭을 다양화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이밖에 홍콩거래소는 내년 3분기부터는 후강퉁·선강퉁 투자 '실명제'도 실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당국은 외국인의 중국 본토 주식 투자 거래 및 지분보유 현황을 관리·감독함으로써 비정상적인 거래나 위법거래 행위를 엄격히 단속한다는 계획이다. 
 
후강퉁·선강퉁 개통을 계기로 중국 본토 주식시장은 앞으로도 더욱더 대외개방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개인투자자들이 중국 상하이·선전증시에서 발행되는 신주 청약시장에 참여하도록 하는 '신구퉁(新股通)'을 추진하는 게 대표적이다. 중국에서는 현재 신주 청약 시장에서 해외투자 진입은 제한돼 있다.  상하이와 런던 증시의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후룬퉁(滬倫通)' 시행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상하이청산결제소는 올 3월 영국 런던에 해외 첫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영국과의 금융협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선전성분지수 1년간 흐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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