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가계부채 관리 못하면 위기 또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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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7-11-2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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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보 특별 세미나서 언급

예금보험공사가 29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사옥에서 개최한 ‘외환위기 20년의 회고와 교훈’ 특별세미나에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예금보험공사 제공]



"우리 경제의 외형적인 모습에 취해 근본적인 체질개선과 금융위기 예방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면 또 다른 외환위기를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27일 예금보험공사 사옥에서 열린 특별 세미나 '외환위기 20년의 회고와 교훈'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처럼 말하며 "노동개혁과 규제완화 등을 통해 혁신과 창의가 주도하는 경제성장을 이끌어 내는 것이 절실한 과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부는 기업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기업들은 이를 토대로 모험적인 기업가 정신을 적극 발휘해 세계시장에서 승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부문에 대한 조언도 했다. 그는 "금융산업도 실물경제처럼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줘야 하지만 금융안정을 위한 장치 또한 중요하다. 과도한 규제와 높은 진입장벽은 혁신과 창의를 저해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규제완화와 혁신이 위기의 단초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며 "정책·감독당국은 경쟁을 통한 혁신을 유도하는 동시에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통 금융관료 출신인 김 전 금융위원장은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저축은행 사태 등 우리 경제의 중대한 고비마다 대책반장을 맡았다. 그는 정부지원 아래 외형성장에만 치중한 재벌의 중복과잉 투자와 과도한 부채, 이를 제어하지 못한 경제·금융시스템의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IMF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잘못된 제도를 고치려고 해도 기존 체제에 익숙한 세력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개혁은 쉽지 않다"며 "우리에게 외환위기는 일단 부서져야 새 것을 만들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깨우쳐준 사태이자 그동안 미뤄왔던 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할 수 있는 기회였던 셈이다"고 평가했다.

또 1995년 '통합 감독기구 설치법안'을 만들었지만 거센 반발로 수포로 돌아갔던 사례를 언급하며 "만약 1995년에 금융개혁을 강하게 추진할 수 있었다면 우리 금융시장은, 그리고 우리 경제는 어떻게 됐을까라는 상상을 간혹 해보기도 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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